모임 전, 목차 15개 완료

험하다 험해

by 책선비

아이넷 엄마 세 명이 모여서 육아에세이를 쓸 예정이다. 내일 오전에 1차 모임이 있다. 목차를 쓰지 못해 노트북을 싸들고 집앞 도서관으로 왔다. 넷째를 가지고 낳은 시절부터 지금까지 상황을 표현할 만한 키워드를 모아 모아 제목 15개를 만들고 나머지 5개는 네 아이와 남편에게 쓰는 편지제목로 채우니 총 20개의 목차가 나온다. 이대로 쭉 쓸지는 모르겠으나 일단 완료!


조금 전 저녁먹을 때만 해도 왜 내가 글쓰기 모임을 만들었을까 회의적인 마음이었다. 아무런 준비가 안된 나를 보면서 막막함이 가득했고 아이들을 두고 도서관에 오려니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남편은 피곤하다며 7시에 잠이 들었다. 계획을 세우고 만남을 정했으니 책임을 져야했다. 아이들에게 두 시간만 도서관에 있다가 오겠다고 말하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나왔다.


아이들을 방치한다는 생각은 마음 저변에 늘 깔려 있다. 기본값으로 여긴다. 솔직히 아이들과 집중해서 놀아줄 자신도 없다. 어차피 잠깐 같이 뒹굴며 시간을 보내다가 각자 영상을 보거나 게임을 할 것이다. 이도 저도 아닌 상태가 된다. 그럴 바에는 내 일이라도 하는 게 낫다.


어렵게 만든 시간이기에 책상에 앉자 마자 노트를 꺼내서 적어둔 키워드를 이리저리 조합하여 적기 시작했다. 1시간 내에 하고 단톡에 보냈다. 아무도 반응이 없다. 당연하다. 다들 각자 목차를 정하고 수정하느라 바쁜 것 같다. 다 아이넷 엄마이니 오죽할까.


험하다 험해. '육아'라는 소재에 할 말 못할 말 가득한데 쓰기는 막막하고 벅차지만 쓰지도 않는다면 너무 답답할 것 같은 이 심정. 막상 쓰려고 보니 이 어려운 글쓰기를 왜 하려나 싶기도 하다. 나를 위해서다. 육아로 행복했던 것만큼 육아로 그늘져갔던 나날들. 뜨거움과 외로움이 교차하던 순간들. 더 잊혀지기 전에 나만의 언어로 최대한 고화질로 표현해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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