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람쥐 챗바퀴 돌듯
돌아서면 식사 준비와 설겆이. 청소기 돌리고 빨래 개기. 아이들에게 화내지 않으려는 안간힘. 수업 준비와 읽어야 책들 그리고 글쓰기 과제들. 자포자기 하고 싶은 무력감에 맞서기. 고군분투 중이다. 결국 아이들에게 화내고 소리 친 오늘 아침.
신나게 새벽수영을 다녀오고 기분 좋게 막둥이를 껴안고 잠시 눈을 붙인다는 게 9시를 넘겨버렸다. 갑자기 무기력함이 몰려왔다. 배고프다는 셋째의 얼굴을 빤히 보면서 내가 밥하는 기계도 아니고 맨날 이렇게 살아야하냐고 따지고 싶었다.
겨우겨우 식사를 준비하고 밥을 먹었다. 둘째가 감기약을 쏟았다. 새로 받은 하얀색 축구유니폼 위로 자주색 얼룩이 생겼다. 그냥 바로 짜서 먹으면 되는데 컵에 약을 담다가 튀긴 것이다. 나도 모르게 화가 나서 왜 그렇게 먹냐고 소리질렀다. 아이가 벗어놓은 옷을 가져다 애벌빨래하면서 계속 잔소리를 했다. 이불 개라, 자기 물건 정리해라 등등
아직 꿈나라에 있는 첫째와 넷째. 4호는 시끄러운 소리에 알아서 일어나 앉는다. 식탁에 1호는 감감무소식. 화를 내도 아무런 효과가 없기 때문에 그냥 둔다.
화가 난 이유가 무엇인가. 9시까지 도서관에 가기로 한 내 목표가 어긋났기 때문이다. 내가 잠을 너무 길게 자서 생긴 일이지만 이 모든 게 아이들 때문인 것만 같다. 아니 솔직히 도서관도 가기 싫고 그저 다시 누워서 아무 생각없이 자고 싶었다. 그럴 수 없는 현실이 너무 답답해서 화가 났다.
말 그대로 다람쥐 챗바퀴 돌리듯 살고 있다. 벅차고 힘에 부친다. 그래서 아이에게 화를 낸다? 이건 아닌데 꼭 그렇게 하고 만다. 아이에게 아까 화를 내서 미안하다고 마음을 전했지만 마음이 무겁기만 하다. 이런 날도 있고 이 또한 지나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