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미숙 <청년 붓다>
"괴로움은 어디에서 발생하는가? 집착과 갈애에서 발생한다. 이것은 '집제'다. 이것은 '씨앗과 열매, 작용과 반작용, 원인과 결과라는 자연의 법칙'과 같은 것이다. 윤회는 생에 대한 집착과 갈애에 의존한다. 연료가 불이 계속 타도록 하듯이 갈애라는 연료가 존재의 불이 꺼지지 않게 한다. 이 집착과 갈애를 달리 표현한다면 탐진치 삼독이 된다." p.236
탐 진 치, 삼독은 존재를 괴로움 속에 묶어 두는 세가지 근본 독이다.
1. 탐 - 더 가지려는 마음 (돈, 관계, 인정, 자녀의 성취, 안정, 깨달음)
만족이 없으며 얻어도 잃을까봐 두렵다.
2. 진 - 거부하고 밀어내는 마음 (짜증, 혐오, 실망, 원망, 냉소)
현실이 내 뜻과 다르다는 사실을 견디지 못한다.
3. 치 - 보지 못함, 착각 (실재를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함)
무상한 것을 영원하다고 믿고 조건 지어진 것을 '나'라고 착각한다.
삼독은 조건이 갖춰지면 자연히 일어나는 마음의 반응이다.
그러므로 싸우거나 억누를 대상이 아니며 알아차림(정견)이 들어오면 힘을 잃는다.
"어둠은 몰아내는 것이 아니라 불을 켜면 사라진다"
"무명은 존재와 세계의 상호의존성을 모르는 것이라고 했다. 여기서 핵심은 '모른다'에 있다. 진리에 대한 무지야말로 모든 불행의 원인이다. 이 무지가 낳는 것이 바로 탐진치 삼독이다. 나를 채우기 위한 탐욕, 그 탐욕이 채워지지 않을 때 오는 타자에 대한 분노, 그리고 그렇게 사는 것이 지극히 당연하다 여기는 어리석음, 이것이 무명의 구체적 내용이다." p.270
괴로움과 불행의 원인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만든다. 타인이나 세상의 탓으로만 돌리지 않는다. 더 가지려는 마음이 과한 건 아닌지, 현실이 내 뜻과 달라서 받아들이지 못해서 그런지, 내 시각에 오류가 있는 것인지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게 한다.
그래도 사회 구조적 문제나 나쁜 인간들 때문에 괴로움을 당하고 있을 수도 있다. 이 나라만 아니면, 저 사람만 없어지면 나의 고통의 반은 줄어들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든다. 여기서 '무명'이라는 개념을 마주하게 된다. 존재와 세계의 상호의존성을 모르고 하는 소리가 아닐까.
어둠 속에서 할 일은 불을 켜는 일이다. 어디에서 어떻게 불을 찾을 것인지. 알아차림으로 가능하다고 한다. 지금 내가 욕심 부리는구나. 내 뜻이 맞다고 고집 피우는구나. 혹시 뭔가 착각하고 있는 건 아닐까. 이런 질문을 수시로 꺼내봐야겠다. 마음에 혼란함이 밀려올 때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