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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a Apr 12. 2023

Canggu 커피가 맛있는 카페

satu satu coffee campany

스미냑에도 예쁜 카페들이 많지만 어쩐지 커피는 짱구에서 마시고 싶다. 커피가 맛있는 카페, 사투사투로 간다.

 이 사투사투카페를 떠올리면 생각나는 귀여운 에피소드가 있다. ​


 어린이들이 하는 이야기를 가급적 진지하게, 최대한 어린이 입장에서 들으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어느 날 어린이는 친구 때문에 화가 났다. 어린이들은 오늘 싸웠다가 내일 웃으면서 같이 노는 존재들이니 심각하게 생각하진 않지만 이날은 화가 단단히 난 날이다. 톰 (가명) 이 티브이도 안 보여줬고 이렇게 하자고 하고선 하지도 않았고 아빠한테 일러바쳤고 등등 이유는 여러 가지다. ​


 난 어린이의 분노가 쫌 반가웠다. 지난번 캠핑에서 지켜봤을때 저 톰이라는 어린이가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으면 어린이한테 화를 내고 아빠 품으로 달려가 안겨 째려보는 광경을 보고 충격받았기 때문이다. 그때 어린이는 그저 멋쩍게 웃기만 하고 잘못이 없다면서도 억울한 말 한마디 거들지 않고 꾹 참고 있었다. 아이들 싸움에 끼어들 수 없으니 그저 지켜보기만 했는데 그 후로도 몇 시간을 멋쩍은 웃음만 짓고 있는 어린이가 안쓰러웠다. 밤이 되어 모닥불 앞에서 친구가 웃음을 되찾으니 그제야 환하게 웃던 우리 어린이.

오늘 이모는 끝도 없이 어린이 편을 든다. 양팔을 옆구리에 척 얹고 의기양양하게


“그래? 톰이 또 속상하게 했어? 도저히 안되겠다. 이모가 참을 수가 없어. 톰네 집에 가서 우리 준이한테 왜 그러냐고 물어봐야겠어.​“


어린이 기분이 좋아진다. 귓속말로


“사투사투커피 근처야.” 알려준다. ㅋㅋㅋㅋㅋㅋㅋ


그래? 그럼 우리 당장 사투사투 커피 가서 주스 마시고 톰네 집에 가볼까?

어린이가 주섬주섬 채비를 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물론 엄마 아빠가 말려서 진짜 가진 않았지만 한동안 마주칠 때마다 귀엣말로


“하나이모 사투사투커피 갈까? 갔다가 톰네 집에 갈까?” 속삭였다.

(나중엔 화해했다 세상 친한 유치원 동창생들이다.)

사투사투에 갈 때마다 어린이 귓속말이 귀를 간지럽히는 것만 같아 피식 웃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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