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알려지고 싶은 걸까 알려지기 싫은 걸까
한때 짤로 많이 돌아다녔던 그 장면. 라디오스타 류승수가 나와서 했던 말이다. 아무도 나를 모르고 돈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연예인으로 살아가는 것의 고충이 느껴지는 한마디였다고 생각한다. 소위 인플루언서들의 삶은 하는 일에 비해 보상이 엄청나 보인다. 그러나 그들이 포기해야 하는 것들도 많다. 적어도 네임드, 알려진 인플루언서라면 대충 추레하게 입고 집 밖을 나서기도 주저하게 된다. 포기해야 하는 것, 그것은 일상에서 누리는 무관심의 자유다.
일반인과 인플루언서의 경계는 어디일까? 우리 모두는 SNS 계정,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계정 하나씩은 가지고 있고 비공개로 설정해놓지 않는 이상 누구나 열람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오히려 모르는 사람들의 좋아요를 더 많이 구걸하는 사람들이 많다.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는 금전의 흐름이 생겨나기 마련. 인터넷으로 먹고살고, 글로 먹고사는 사람들도 이러한 크고 작은 트래픽을 먹이로 살아간다. 그런데 누구나 연예인으로 살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연예인 같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원하지 않을 수도 있고, 소소한 삶의 행복을 잃어버릴까 두렵기도 하다. 그럴 땐 류승수처럼 아무도 나를 몰랐으면 좋겠다고 발언하게 된다.
글로 먹고살고 싶은데 너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은 부담스러워.
지금 상태가 딱 저렇다. 사실 관심을 얻으려면 할 수 있는 일이 어떤 일인지 알고 있지만, 그러고 싶지가 않다. 그렇게까지 하면서 나를 팔아야 할까. 너무 많은 관심도 부담스럽고 내 얼굴이 알려지는 건 더더욱 싫다. 내가 알려졌을 때 생기는 피곤한 상황들이 벌써부터 그려진다. 근데 연예인도 아닌 내가 어느 정도 알려져서는 먹고살기도 어려울 텐데. 필연적으로 먹고살기 위해서 나의 프라이버시와 금전을 교환해야 하는 걸까.
핫한 것보다는, 베이직하면서 가늘고 길게 가는 게 좋다. 당장 눈앞의 수익이 크지 않더라도 오랫동안 나로서 자유롭게 머무르고 싶다. 여전히 오늘도 양립 불가능한 가치들을 외치고 있나 싶지만 꾸준히 하면 무언가 결과물이 있지 않을까. 로또를 사듯이 매일 글을 하나씩 써본다. 내가 뿌린 점들이 언젠가 이어지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