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스토리, 다음엔 뭔 스토리?
브런치가 개편되었다. 바뀌어진 이름은 브런치스토리. 잘 운영하던 플랫폼의 이름을 왜 바꾸나 싶었다. 바뀌어진 이름은 또 뻔하게도 뒤에 '스토리'를 붙이는 형식의 플랫폼명 변경. 멀쩡히 브랜딩이 잘 된 브런치를 굳이 스토리를 붙여서 다운그레이딩을 하나 의구심과 불만이 쌓였다.
카카오가 생각한 전략에는 스토리홈을 통해서 브런치, 카카오스토리, 티스토리의 콘텐츠를 한데 모아서 제공하는 채널을 만들자! 하는 거창한 의도가 있었다. 이미 티스토리와 카카오스토리에는 '스토리'라는 키워드가 있는데, 브런치에만 그 키워드가 없으니 눈엣가시 같은 것이었을까. 굳이 잘 나가는 브런치에 스토리로 약간의 먹칠(...)을 하고는 기어코 스토리로 통합하고 말았다.
의도는 좋은 것 같다. 가장 세련된 플랫폼인 브런치를 통해서, 비교적 죽어가고 있는 플랫폼인 카카오스토리와 티스토리를 더욱 살려줄 수 있기 때문이다. 스토리 홈의 브랜딩이 잘 된다면, 모든 플랫폼이 살아나는 선순환 구조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과연.)
그렇지만 '스토리'를 명사 뒤에 붙이는 브랜드 네이밍은 가장 낮은 단계의 브랜딩이 아닐까라는 생각이다. 브랜드에 이야기를 집어넣고 싶다!라는 생각에서 바로 다음으로 따라오는 생각은 해당 명사에 스토리라는 명사를 붙이는 일일 테니까.
그래서인지 각종 맛집과 감성적인 장소에는 그 분야 뒤에 스토리를 붙이는 식의 가장 쉬운 네이밍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카페에 스토리? 커피스토리! 책방에 스토리? 북 스토리! 찻집에 스토리? 티스토리(!). 뻔하다 벌써.
굳이 잘 나가는 플랫폼을 한풀 꺾어버리는 일이 이미 진행되고 말았으니, 카카오는 기왕 시작한 스토리홈을 아주 기가 막히게 잘 풀어나가길 바라본다. 플랫폼 개편도 했으니, 내 브런치도 더욱 왕왕 노출시켜 주면 좋겠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