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변할 수 없는

by hase

화창한 아침의 하루가 시작된다.


서서히 감겨있는 두 눈을 힘껏 뜨고 싫은 소리를 내며 몸을 일으켜 세운다.


밝은 빛이 창문을 통해 나에게 비쳐오고, 나는 도망치듯 어디론가 재빨리 움직였다.


밖에 나온 나는 수많은 사람 사이로 재빨리 내가 뛰어다닌다. 너무 빨라, 내 모습이 여러 개로 보일 것 같다.


나는 사람들과 함께 어디론가 걸어간다. 때로는 크고 작은 건물들 밑을 지나다니며, 흰색과 검은색이 섞여 있는 고양이와 함께 하기도 하며, 비록 거리는 있지만 저 하늘 위 날아다니는 새들과도 함께한다.


나는 이 세상에 없으면 안 되는 존재이다. 내가 존재해서 다른 무언가가 존재한다.


그런 줄만 알았다. 그런 줄만 알고 살아갔음 했다.


실은 그렇지 않았다. 다른 무언가가 존재해 나의 모습이 분명해진다.


"나는 자유로운 몸이다."


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나는 항상 다른 무언가 들 사이에 갇혀서 내 뜻대로 움직이지 못하고 살아왔고, 살아간다.


나는 나의 모습과 나의 처지를 깨달았다. 나는 항상 신나게 즐기며 밝고 긍정적인 사람인 줄 알았는데. 어둠의 정중앙에 있는 그림자에 불과했다.


이를 깨달았을 땐


"나는 왜 존재할까."라는 생각이 어느 순간 나에게 주어진 과제가 되어버린 것만 같았다. 풀리지 않는 문제를 가지고 나는 고민하고 또 고민한다.


나의 존재를 나조차도 이해하지 못한다. "어둠이 뭐가 그리 좋다고 내가 있을까.", "나를 좋아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아니, 있기는 할까?" 있을 거라는 믿음에도 나는 왜 나를 믿지 못하고 방황할까. 나는 나대로 살아가기로 다짐했지만 이미 너무 변해버린 '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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