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미ㄹㅗㅓ
"나 요즘 좀 이상한 것 같아, 꿈인지 현실인지는 모르겠는데 이상한 경험을 많이 해"
"눈을 떠서 방 문을 열고 나가면 온 세상이 흰색 이루어진 미로가 있기도 하고"
"어쩔 땐 눈을 뜨기만 해도 그 미로 안에 갇혀있을 때도 있어."
"그 미로는 매일 같이 가는데 항상 길이 달라진다?"
"어느 날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제자리에서 기다려보기도 했고"
"어느 날은 출구가 보여서 그곳으로 가봤는데 좀처럼 거리가 좁혀지지 않는 거 있지?"
"또, 어느 날은 출구가 보여 들어가니까 더 넓은 미로가 나오더라"
"어느 날은 미로가 움직이고"
"어느 날은 길이 하나밖에 없는 통로 안에 있을 때도 있어"
"어쩔 땐 미로의 색깔이 붉게 물들더라, 그땐 엄청 무서워서 화들짝 깼는데 온몸은 파랗게 질려있고, 심장은 온몸을 울리고, 숨은 숨대로 쉽게 쉬어지지 않더라고"
"그러는 날은 하루 종일 몸에 기운이 없어서 게을리 누워있기만 해"
"아 이건 좋은 건가?"
"아무튼 그런 이상한 경험이 심장을 계속해서 울리는데 그게 설렘인지 불안함인지 모르겠지 뭐야"
"뭔가 나만 겪는 일일 수도 있겠다 싶어서 설레기도 하고"
"그런 괴상한 꿈만 꾸는 내 몸만 이상한 건가 싶어 불안하기도 해"
"아, 그리고 있잖아, 그곳에 있으면 신기하게도 수도 없이 많은 여러 목소리가 들려"
"단어를 말하는 목소리도 들리고, 부정적인 말들도 들리고, 대화소리도 들리고, 아주 가끔은 긍정적인 말도 들려."
"예를 들면 내가 바라는 '행복', '재미' '기쁨'의 소리"
"어쩔 땐 나더러 '자기 관리를 못한다.'라던지 '냄새가 난다.', '집이 못 산다.'라던지 다신 듣기 싫은 목소리도 들리고"
"'유행하는 옷을 잘 골라 입는다.', '멋있다.', '훈남이네.'라던지"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부끄러운 듯 내게 고백을 하려고 하는 듯이 말하는 것도 들려."
"내 이름도, 네 이름도, 세상을 부정하기도, 후회하지 않는다는 말도, 어떤 정장 입은 아저씨가 술 마신 채 자고 있는 모습이 나오기도 하고, '더 힘들어도 된다.'라던지', '이겨낼 수 있다.'라던지
"그리고 가장 뜬금없었던 건"
"아, 뭐였더라."
"그래 맞아, '내 장난감은 내가 지켜야 돼'라는 말이 너무 뜬금없어서 웃긴 거 있지"
"동심을 찾고 있나봐."
"동심 하니까 생각나는 건데 어떤 아이가 나와서 1등한 걸 자랑하더라고"
"3등하니까 울기도 하더라"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그리고 네가 나와서 내게 좋은 말도 많이 해줬어"
"뭔지 궁금해?"
"응. 그래. 안 궁금하면 말고."
"그래도 말할 거야 그냥 들어"
"네가 나한테 '네가 죽으면 내 삶의 낙이 사라지잖아'라고 감동적인 말도 해줬고"
"또, '포기하기엔 아직 이르다.'라고 타일러 주기도 했어. 성장하는 과정이니 이겨낼 수 있다고 말이야."
"역시 너는 나에 대해 잘 아는 것 같아."
"하나밖에 없는 내 친구라서 그런가?"
'내가 유일하게 속마음을 말하고 기댈 수 있는 사람은 너뿐이야'
"이곳이 너무나도 재밌기만 해"
"나는 말이야 이곳에 있으면 무엇이든지 이겨낼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