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ro:r / 과거의 아픔

(7) 미ㄹㅗㅓ

by hase

그런 일이 있고 난 뒤로 나는 한동한 집 밖을 나가지 않고 혼자 모든 것을 끌어 안아 힘들어했다. 엄마의 존재는 내게 희망과 같았다는 사실을 이제야 뒤늦게 깨달았다. 있을 땐 없어도 괜찮다 생각했다. 하지만 이젠 그 반대의 생각뿐이다.


학교에는 말도 하지 않은 채, 선생님의 연락은 보지도 않은 채 세상을 외면했다. 나는 이런 내가 싫었다. 내 잘못을 세상의 탓으로 돌리는 내가 싫었다. 나는 문을 걸어 잠그고 방 안으로 들어왔다. 의미는 없었다. 문을 잠구는 것이 습관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온갖 생각이 내 머릿속을 시끄럽게 울려댄다. 그런 생각과 함께 조용히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나는 그런 세상을 미워했다. 나 자신은 더욱더 미웠다. 그냥 내가 원망스러웠다. 내가 사라져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 힘듦을 이겨내기 싫었다. 더는 노력하기 싫었다. 노력하지 않았음에도 그냥 싫었다. 내가 싫었다. 그런 나는 깊은 늪의 딜레마에 빠져 헤어 나올 수 없었다. 그렇게 나는 망가졌다.


그렇게 의미 없는 하루하루를 보내왔다. 친구들의 연락도 보지 않은 채 시간이 흘렀다. 그 시간은 너무나도 길었다. 나를 괴롭히는 것만 같았다. 나의 희망과 행복은 사라진 지 오래, 나는 나를 괴롭히는 시간과 함께 살아갈 수밖에 없었다.


학교에 가지 않은지 얼마나 됐을까 이젠 내게 남아있는 친구조차도 없었다. 나는 혼자가 될 운명이었나 보다. 애초에 나는 혼자였다. 이 성격에 혼자가 되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금 겪고 있는 현실은 내가 선택한 결과였다.

분명 나는 앞으로도 계속에서 이런 삶을 살아갈 것이다.


나는 오늘도 온몸이 눈물에 젖은 채 지친 듯 잠에 들었다.


잠에 든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몽롱한 기분과 함께 눈이 떠졌다. 묘한 기분이 들었다.


이때였다. 내가 바뀌기 시작했을 때가


그는 세상을 한없이 미워하며 외로워하던 내게 다가와 말없이 손을 건넸다. 나는 좀처럼 그의 손을 잡을 수 없었다. 처음에는 그랬다.



이런 현실 같은 꿈을 매일같이 꾸기 시작했다. 꿈이 아닐지도 모른다. 하루, 이틀, 한 달을 넘은 지금까지도 말이다. 그는 한결같이 내게 먼저 손을 건넸다.


혼자 외로워하던 내가 어느새 그 손을 무심코 잡자 그제야 그는 내게 말을 건넸다.


"과거에 머물러 있지 마. 불확실한 미래는 더더욱 걱정하지 않아도 돼"

"힘들어도 돼 그 힘듦에 대한 깊이는 분명 네 성장의 발판이 될 거야"

"힘든 미래가 너를 기다릴수록 더 힘차게 지금을 즐겨야지"


그의 말 한마디 한 마디가 딱딱하게 굳어있던 내 마음을 깨부서 줬다. 그의 말은 한없이 따듯했다.

차가워진 나의 몸을 따듯한 말들로 녹여주었다. 다시 엄마와 같은 내 편이 생긴 기분이었다. 그렇게 무거웠던 나의 발걸음을 온 힘을 다해 옮기기 시작했다.


그와 함께 보내는 시간들은 점차 많아져갔고 그렇게 매일매일의 일상을 공유하던 나는 그와 함께 웃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놀랐다. 아직도 내게 얼굴이 이런 웃음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거라고는 상상조차도 하지 못했다. 그는 슬픔에 젖어 지친 나의 인생을 바꿔주었다. 그런 나날이 계속되었고 어느새 그와는 둘도 없는 친구가 되어있었다.


그것도 나의 모든 것을 알고 있을 정도의 가까운 사이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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