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미ㄹㅗㅓ
모두가 날 외면한다. 친구들에 더불어 선생님까지 나를 외면한다.
나는 오랜 기간 폐인 같은 삶을 살아왔다. 다른 사람들은 이런 나의 모습을 싫어했다.
“자기 관리는 못 하는 건가?”
“안 씻나봐. 냄새 봐”
“집이 잘 못 사나”
세상은 내게만 차가운 듯 주변의 시선은 내게 아픔만 주었다. 내겐 그런 고통스러운 일상의 반복이었다.
이를 이겨내기 위해 노력을 안 한 것은 아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에 온몸 구석구석 꼼꼼히 씻었다. 나는 기대했다. ‘다른 사람들도 변한 내 모습에 조금은 친절해지려나?’라고 그러나 내게 돌아온 말은 이랬다.
“씻어도 냄새가 나네”
“똥을 깨끗이 씻어 봤자지”
그나마 나아진 점은 내게 아무 말도 안 하는 사람들이 늘었다는 사실이다. 나는 그런 자그마한 성과가 좋았다. 그래서 멈추지 않았다. 다른 날은 내 나름대로 옷까지 꾸며봤다. '이번엔 더 좋은 반응이 내게 다가올까'라는 기대를 했다.
“와 뭐야 요즘 유행하는 옷이야?”
이 말을 들은 나는 깜짝 놀라 두 눈이 커졌다. 이런 말을 들을 거라고는 상상치도 못했다.
‘아무도 내게 차가운 시선을 주지 않는 것’
내 기대치는 여기까지였다. 하지만 사람들의 반응은 생각보다 훨씬 좋았다.
“와 멋있는 걸~”
“야 쟤한테 고백해봐”
“훈남이네 ㅋㅋ”
나는 마냥 좋았다. 바뀐 나에 대한 인식과 주변 사람들의 태도가 마냥 좋았다. 그 말 뒤에 숨은 뜻을 알기 전까지는 말이다.
단순히 외형만 꾸민 것은 아니었다. 애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 먼저 말을 걸기도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고자 도움의 손길을 먼저 건넨 적도 있다.
충분히 노력했다고 생각했다. 나는 세상을 믿었지만, 그런 세상에게 배신당했다. 노력은 했지만 내 노력은 항상 무언가에 막혀 거절 당했다.
집에 와 방의 문을 걸어 잠구고 조용히 눈물을 훔쳤다. 나는 그런 세상을 미워했다. 나 자신은 더욱더 미웠다.
그냥 내가 원망스러웠다. 내가 사라져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노력해도 바뀌지 않는데 무엇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데?’라며 나 자신에게 화도 냈다. 그런 나는 깊은 늪의 딜레마에 빠져 헤어 나올 수 없었다.
나는 그렇게 돌이킬 수 없는 정도로 망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