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독서를 해야 하는가?
우리는 어려서부터 독서가 좋다는 말을 수도 없이 들어왔다. 어릴 적 동화나 우화, 만화책들을 꽤나 읽었던 분들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왜 나이를 먹고 머리가 커질수록 책을 잘 읽지 않을까? 나도 어릴 적엔 여기저기에 꽂혀있는 책들을 꺼내 읽었다. 부모님은 책을 잘 읽지 않으셨지만, 항상 독서를 강조하셨기에 책에 관심은 있었다.
중3 때 외고 입시를 준비하면서 교양 및 일반 지식에 대한 독서는 그만두고 철저하게 입시에 맞춘 공부를 시작했다. 외고에 합격한 뒤에도 대학 입시 공부와 내신 공부에 밀려 책을 읽을 생각조차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대학교 1학년을 마치고 군대에 입대했을 때, 내 유일한 수송부 동기였던 한 살 많은 형이 책을 진짜 좋아했다. 심지어 훈련장까지도 더블백에 책을 가져와서 볼 정도이니.. 대단했다. 그때 자극받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는 그 형을 의식해서 독서를 한 것 같은데, 한편으로는 '그래서 책을 읽을 수 있었다'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가짜' 독서라면, '진짜' 독서를 시작한 계기는 이지성 작가의 '생각하는 인문학'을 읽고나서부터다. 이 책은 친한 친구가 생일날 선물해준 책이었는데 읽고서 큰 충격을 받았다.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지금 시대를 이끌어나가는 훌륭한 사람들은 모두 다독가였다. 그들은 주로 고전을 읽으며 어릴 때부터 생각의 힘을 키웠다. 나는 고2 때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 "왜 나는 저 친구처럼 똑똑하지 못하지? 저런 창의적인 생각을 왜 나는 하지 못할까?" 대한민국 교육을 받은 나로서는 도저히 이 질문에 답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생각하는 인문학'을 읽고 나서 대한민국의 교육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음을 깨달았다. 그러면서 내 생각 회로를 바꿔 성공하기 위해선 독서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것이 내가 독서를 시작한 스토리다.
단지 똑똑해지고, 창의적이고, 성공하고 싶어서 '진짜' 독서를 시작했다.
1. 읽기 이해력, 어휘력 향상
읽기 이해력이란 읽기 능력에서 최상위에 있는 인지 능력이다. 읽기 이해력은 글을 읽으면서 가지고 있던 지식과 글의 내용을 종합하면서 전체적으로 이해하는 것을 말한다. 문단을 읽고 요약하거나 중요한 핵심 단어를 추출해낼 수 있는 것도 읽기 이해력 덕분이다. 독서를 하면서 제일 중요한 것이 저자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다. 저자가 이 책을 써서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핵심 키워드나 핵심 문장으로 뽑아낼 수 있어야 한다. 책을 흐름에 따라 잘 읽었다면 자연스럽게 머릿속에 책의 핵심이 자리 잡는다. 그렇지 않다면, 내가 책을 열심히 읽지 않았거나, 작가가 책을 잘 구성하지 못해 설득력이 떨어지거나 둘 중 하나이다. 독서는 읽기 이해력을 크게 향상한다. 한두 권으로는 효과를 볼 수 없지만 꾸준히 다독한다면 크게 향상된다.
독서는 어휘력도 향상한다. 책을 낸 작가치고 다독가가 아닌 분은 없다. 유명한 작가님들 책을 읽어보면 어려운 단어를 적절하게 쓰면서 문장을 풀어가는데, 감탄이 나온다. 이것이 다 다독의 내공이라고 생각한다. 가끔 나도 글을 쓸 때 단어를 적고 '이 단어를 내가 어떻게 알지?'하고 생각할 때가 있다. 필시 독서 중 봤던 문장이거나 단어일 확률이 높다. 뜻은 기억이 안 나지만 문맥의 흐름상 의미로 기억하는 것이다. 이런 점들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얻었던 이점이다.
2. 사고 능력 향상
서두에도 썼지만 나는 창의적 생각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었다. 한국의 교육은 생각이 필요 없는 '주입식 교육'을 지향하고 있다. (점차 바뀌고 있다곤 하지만) 12년 동안 공교육을 받으면서 생각하는 법을 잊어버리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책을 읽기 시작했다. 2017년 12월 기준으로 책을 읽은 지 1년 반 정도 됐는데, 지금은 확실히 예전보다는 생각이 많아졌다. 내 성격상 주변에 쉽게 생각을 이야기하거나 표현하진 않지만 호불호나 내 주장 등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왜냐하면 독서 자체가 '작가의 생각과 내 생각이 만나는 교차로'이기 때문에, 내 생각이 없으면 작가의 생각에 쉽게 휩쓸려 나를 잃어버릴 수도 있다. 깊이 있는 독서를 통해 나를 찾아가는 것이 진정한 독서라고 생각한다.
3. 나와 인간을 이해함
지나가면서 얼핏 들었던 말이라 정확한 문장은 생각나지 않지만, '인생은 나를 찾아가는 여행'이라는 말을 들었다. 내가 요즘 이런 생각을 많이 해서 그런지 몰라도, 저 말은 참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나도 나를 잘 모른다. 내 장점, 특징, 성격, 단점, 좋아하는 색, 이상형 등등 잘 모르겠다. 독서를 통해 생각을 하게 되면서 점차 나를 알아가고 있는 중이다. 평생에 걸쳐 도전하고 나를 찾아가면 이 세상을 떠날 때쯤엔 나를 알 수 있지 않을까..?
우리나라도 한창 인문학이 붐일 때가 있었다. 지금도 예외는 아니지만 인문학은 말 그대로 인간에 기초하는 학문이다. 인간의 감정과 정서, 생각, 행동 등을 모두 아우르는 학문이다. 인간이 사는 환경과 시대는 변하지만 인간의 감정과 정서는 불변한다. 사랑과 우정, 분노와 불안 등의 감정은 시대를 불문하고 중요한 요소이다. 이제는 사람을 이해하는 테크놀로지와 서비스 산업 등이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인문고전을 읽으면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를 할 수 있다. 나도 독서를 하다가 내가 겪었던 인간관계에 대해 깨달을 때가 많다. '그때 그래서 그 사람이 그렇게 했구나.'라는 깨달음을 받았다.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한다. 독서는 간접경험으로써 다양한 인간관계를 이해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된다.
21세기는 ‘공감의 시대’다. 앞으로 IT와 기술이 더 발전하면서 독서는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