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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진기자 이희훈 Dec 04. 2019

힘내라 홍콩

香港加油


"홍콩 꺄 야오"


위에 적은 한자 네 글자를 광둥어로 읽는 소리다. 


2019년 11월 24일 홍콩에는 구의원 선거 치러졌다. 

선거가 다가 올 무렵 선거를 무기한 연기를 시킬 수 있다는 루머가 돌았고, 시위대는 선거를 치르기 위해 스스로 시위를 중단했다. 따갑고 매캐한 최루탄의 흔적이 잠시 사라졌다.


그 잠시의 동안 아이들의 손을 잡은 학부모들과 그들을 지지하는 시민들이 거리로 나왔다.


그중 눈에 띄는 한 어린이가 있었다. 여름에 비해 선선한 날씨였지만 이 아이에겐 짧지 않은 행진 거리가 힘겨웠는지 고개를 떨궜다. 그 아이의 시선 따라 가니 아래 낮익은 두 글자가 보였다.


加油 꺄 야오 


아이가 입고 있는 티셔츠 전면에는 적힌 글씨다. 

홍콩 민주화 시위의 상징이 된 이 두 글씨는 본래 香港 (홍콩; 향항의 광둥어 발음)으로 적는다. 적힌 글씨를 반시계 방향으로 눕히게 되면 사진 처럼 加油 (주유; 꺄 야오)가 된다. 홍콩인 스스를 격려하고 견디기 위한 상징인 것이다. 


우리에게 알려진 홍콩이라는 이름은 베이징에선 같은 글자에 '샹강'이라고 불린다. 하지만 '홍콩'이라는 이름을 지키고자 그들은 싸우고 있다. 


어린이는 최루탄이 한번도 터지지 않은 홍콩의 교육단지 카우롱통 역 일대에서 최루탄 사용 중단 시위에 부모와 함께 참석했다. 혼돈의 시대에서 자라는 아 이의 가슴에 새겨진 캘리그래피는 ‘홍콩 힘내라’의 의미를 가진 홍콩 시위대의 상징이자 지키고 싶은 본질인 것이다. 


이렇게 걷다 지친 아이는 엄마 아빠의 두 손을 잡았다. 


그동안 지친 홍콩, 힘내라.




해당기사 보기 http://omn.kr/1lpg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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