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와는 어울리지 않는 조언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포기가 포기하지 않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렵다는 걸 깨달은 사람으로서 지금도 비슷한 이유로 괴로워하고 있을 사람들에게 건네는 짧은 위로이다.
새해에 걸맞는 '포기하지 마라'는 명언 같은 걸 기대했다면 실망할지도.
1. 그동안 포기하는 것에 대해 얼마나 많이 고민했는지 돌아본다.
충동적인 선택은 대부분 좋은 선택이 아니다.
자신이 "정말로" 그만두려고 고민하기까지 스스로 혹은 주위사람들에게 지나가는 말로나마 '그만둘까'하는 물음을 하거나 '그만두고싶다'는 말을 얼마나 많이 했는지 생각해보라. 그리고 그런 물음이나 말을 하기까지 본인이 얼마나 괴로워했는지도.
2. 본인의 결정에 대해 상반된 의견을 내놓을만한 사람들에게 의견을 구해라.
주위의 조언을 해줄 수 있을만한 여러 부류의 사람에게 의견을 구하는 것은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다.
나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내가 어떤 방향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것을 알기에 '본래의 나'의 모습에 가까운 것이 어떤 모습인지에 대해 이야기를 해줄 수 있다. 그렇지 않더라도 인생 경험이 많은 사람이라면 내가 놓치고 있는 것을 알려줄 수 있다.
가장 좋은 것은 상반된 의견을 내놓을만한 사람들에게 의견을 구하는 것인데, 여럿의 실패 경험에도 불구하고 무언가에 꾸준히 임해 마침내 이룬 사람과 이런저런 이유로 무언가를 그만두고 다른 일을 하고 있는 사람 둘 다에게 물어보는 것이 가장 좋다.
전자의 경우에는 내가 그만두려는 고통을 극복하고 마침내 그것을 이루어냈을 때 어떤 것을 얻을 수 있는지 이야기해 줄 수 있고, 후자의 경우에는 내가 마침내 무언가를 확실히 그만두기로 결정했을 때 어떻게 나아가야 할 것인지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특히 후자의 사람들에게서는 특별한 것을 얻을 수 있는데, 그것은 바로 "그만둬도 괜찮다."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지 않는 믿음이기 때문에 이 말을 듣기까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무언가 잘못하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을 느낄 때가 많은데, 그들은 이런 생각과 결정을 하는 것이 자랑스러워할만한 것은 아닐지 몰라도 잘못된 것은 아니며 무언가를 그만두는 결정을 한다고해서 본인이 어리석은 것이 아니라는 말을 해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것은 오롯이 본인만이 선택에 대한 책임을 져야하는 상황에서 큰 위로가 되어줄 것이다.
3. 본인의 삶만은 오롯이 본인의 것이며, 어느 누구도 본인의 선택에 대한 책임을 대신 져주는 것이 아님을 인식한다.
많은 사람들은 가족 때문에, 돈 때문에, 사회적 시선 때문에, 본인이 고통을 겪으면서도 무언가를 그만두고자 하는 것을 미루기도 한다. 가족, 돈, 사회적 시선은 모두 무시할만큼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기억해야할 것은 일순위로 고려되어야 하는 것은 자기자신이라는 것이다. 어느 누구도 스스로만큼 자기자신을 생각해주지 않는다. 사실 미룰 수 있다면 미룰 수 있을 때까지 미루는 것이 어떤 측면에서 이익일 수 있다. 하지만 단언할 수 있는 건, 그 선을 넘는다면 본인의 몸이나 정신적인 측면에서 어떤 부정적인 증상이 나타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것은 이미 나타나고 있을지도 모른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어느 누구도 본인의 선택에 대해서 대신 책임져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선택의 시간동안 세상에 혼자 남겨진듯한 외로움을 느낀다. 사랑하는 사람이 내 삶을 함께해줄순 있어도 대신 살아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엔 그만두든 그만두지 않든 간에 우리에겐 무언가를 결정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그렇게 마침내 어떤 결정을 했다면, 우리는 그 선택이 실패한 것도 성공한 것도 아니며, 단지 그 선택으로 인해 스스로가 한 단계 성장하는 과정을 겪었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 역시 정답을 갖고 있지 않으며, 세상에 정답같은 건 없다는 것도. 그렇기에 이 조언 역시 답이 아닐 수 있다는 의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