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국, 서울에서 파리까지

by 이흥재

2024년 5월30일(목)


드디어 세번째 산티아고 순례길이자 두번째 프랑스길을 걷기 위해 출국하는 날이다. 지난해 7월, 대한항공의 항공권(KE901)을 예매할 때만 해도 오후 1시20분에 인천공항을 출발하는 거였는데, 지난 1월30일 출발시간이 오전 11시10분으로 2시간여 앞당겨졌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러면서도 파리 드골공항(Aéroport de Paris-Charles-de-Gaulle) 도착시간은 여전히 오후 6시반 그대로라고 해서 항공사에 문의해봤더니 비행사정상 그렇다고만 대답했다.


그래서 아침 6시15분에 알람을 맞춰놓고도 6시쯤 일어나 대충 씻은 다음 곧바로 인천공항으로 출발했다. 집에서 인천공항까지 가려면 공항리무진이나 공항버스를 탈 수도 있고 서울역까지 가서 직통열차를 탈 수도 있지만, 개롱역을 출발해서 올림픽공원역과 마곡나루역에서 각각 환승해 인천공항 제2터미널역까지 가는 지하철을 이용하기로 했다. 시간도 2시간 정도로 비슷하게 걸리는데다, 올해부터 지하철을 무료로 탈 수 있는 시니어패스 카드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인천공항 제2터미널에 도착하니 아직 9시 안됐다. 우선 자동으로 발권해주는 기계 앞으로 갔는데, 그곳에서 안내하던 아가씨가 확인해보더니 온라인으로 발권이 돼있다고 했다. 그제서야 카톡을 확인해보니 대한항공에서 보낸 문자 중에 모바일탑승권이 포함돼있었다.


시간이 많이 남아있다고 생각해서 여유 있게 보안검색을 받으러 갔는데, 줄 서있는 사람들이 아주 많다. 그래도 나는 늘 시간여유를 두고 다니는 편이라 시간은 아직 충분했다.


비행기를 타야 하는 233번 탑승구 앞에 탑승예정시간이 10시3분이라고 적혀있었는데, 예정시간이 거의 됐을 무렵에 비행기에 주유하느라고 탑승이 조금 늦어질 거란 안내방송이 나왔지만, 오래 기다리지 않나 탑승이 시작됐다. 1등석과 비즈니스석이 먼저 탑승한 후에 Zone 1·2부터 차례대로 탑승하라고 했다. 내 탑승권을 확인해보니 Zone 3라서 조금 기다렸다가 Zone 1·2 사람들이 어느 정도 탑승했다고 생각할 무렵 줄을 서서 기다렸다가 내 차례가 되어 탑승했다. 그런데, 출발예정시간인 11시10분이 지나도 비행기가 움직이질 않는다. 무슨 사정이 있는 건지 안내방송도 없다가 12시가 거의 돼서야 이륙하기 시작했다.


파리 드골공항에는 오후 6시가 지나서 착륙했는데, 비행기에서 내리지도 못하고 또 대기상태다. 공항사정으로 지연된다고 하니 어쩔 수 없다. 30분 정도 더 기다렸다가 비행기에서 내렸는데, 이번에는 입국장까지 거리가 너무 멀다. 전에 왔을 때는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입국장을 통과했었는데, 뭐가 바뀐 건지 모르겠다. 그땐 에어프랑스를 타고 와서 그랬나? 이래저래 시간이 자꾸만 흘러갔다.


공항 밖으로 나와 숙소로 가기 위해 택시승강장으로 갔다. 숙소인근 지도를 보니 다른 교통수단이 마땅치 않아서였다. 그렇다고 걸어가지니 1시간 반은 족히 걸리는 거리였다. 택시는 바로 탈 수 있었다.


10분도 걸리지 않아 숙소(Premiere Classe)에 도착했는데, 택시요금이 20.1유로나 나와서 20유로를 내고 택시에서 내려 숙소로 들어가 체크인 하려는데, 세금이 숙박비에 포함돼있지 않으니 추가로 내란다. 예약할 때 숙박비를 59유로나 냈었는데, 세금으로 3.25유로를 또 지불했다. 그나마 내일 아침식사가 포함된 가격이었다.


숙소직원에게 물어보니, 아침식사는 새벽 4시부터 오전 10시까지고 공항으로 가는 셔틀버스는 오전 5시부터 30분 간격으로 있다고 했다. 내일 비아리츠 공항(Aéroport de Biarritz-Pays Basque)으로 가는 비행기 출발시간이 10시50분이니 6시쯤 일어나 아침식사를 한 후에 7시쯤 드골공항으로 가는 셔틀버스를 타면 될 것 같다.


일기를 쓰고 있는 시간이 8시 반이 지났는데도 밖은 아직 훤하다. 다만 좀전부터 비가 조금씩 대리더니 지금도 조금 흐려있을 뿐이다. 오늘저녁은 비행기에서 마지막으로 먹은 기내식으로 갈음하고 그냥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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