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워크 을지로점에서의 하루
WEWORK는 개인, 스타트업, 기업에 사무공간을 빌려주는 서비스이고, 전 세계에 지점을 가진 글로벌 체인이다. 코워킹 스페이스가 기존의 사무실 임대와는 다른 점은 '따로 또 같이'의 커뮤니티 속성을 갖는다는 점이고, 공용 라운지에서 종일 커피를 제공하면서 입주한 다른 멤버들과 네트워킹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혼자 따로 사무실을 구하는 것과 다른 차별점이 된다. 회사를 그만두고 혼자 작업을 하는 입장에서 집에서는 늘어지기 쉽고, 카페는 어수선하며 자리 나 콘센트가 없을 수도 있다는 단점이 있기에 코워킹 스페이스가 그 대안으로 등장했다. 인터넷이 등장하며 많은 것이 변화했지만 리모트 워크가 가능하다는 점이 그중 하나일 것이다. 노트북 하나 들고 어디에서나 작업할 수 있다는 로망. 물론 현실은 마냥 아름답지 않을 수도 있지만 회사에 소속되어야만 돈을 벌 수 있는 환경에서 탈피할 수 있는 것은 확실하다. 몇 년 전부터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 노마드' '프리랜서' '코워킹' 등의 키워드가 주목받아왔고 한국에도 코워킹 스페이스가 많이 등장하고 있다.
나 역시 매일 카페를 전전하며 작업하다가 매일 다른 작업 환경에 피로를 느끼고 코워킹 스페이스를 찾아보기로 했다. 인터넷으로 찾아보고 몇 군데 마음 가는 곳이 있었지만, 원래 관심이 있었던 WeWork라는 코워킹 스페이스를 방문해보기로 했다. 웹사이트에서 투어 신청을 하면 시간을 정해서 방문할 수 있고 커뮤니티 매니저의 친절한 설명도 들을 수 있다. 강남점도 있지만 집에서 조금 더 가까운 을지로점에 방문했고 인테리어나 분위기가 워낙 마음에 들어 바로 결정했다. 내가 등록한 핫 데스크는 공용공간에서 카페처럼 자유롭게 작업할 수 있고 기본적인 서비스(24시간 이용, 커피와 맥주 무제한 제공)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월별로 등록할 수 있어 부담 없고 한 달 사용해보고 연장 여부를 결정할까 한다.
고층건물의 여러 층을 사용하고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는 활기찬 분위기였다. 창문이 크고 탁 트인 전망을 볼 수 있는 점, 세심하게 신경 쓴 인테리어, 천장이 높아 시원한 분위기 등이 마음에 들었다. 곳곳에 설치된 해먹, 푹신한 소파 등이 쉴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넉넉한 콘센트와 널찍한 책상 등이 카페에서 작업하는 단점들을 해소해주었다. 화장실도 인테리어를 신경 쓴 흔적이 느껴졌고 샤워실까지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소속이 없이 혼자 작업을 하는 것도 지속적인 마인트 컨트롤을 요하는 일이다. 풀어지면 한없이 풀어지고 불안할 땐 한없이 불안하며 외로울 땐 한없이 외롭다. 왜 많은 사람들이 다시 회사에 들어가고 다시 소속되기를 원하는지 알 수 있다. 코워킹 스페이스에서는 나와 같은 사람들이 많다는 점에서 외로움을 덜 수 있고 활기찬 분위기 속에서 자극을 받을 수 있다. 딱히 이야기를 나누지 않아도 비슷한 사람들과 한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도. 사람이란 참 단순하기도 복잡하기도 한 존재 같다. 자유를 원하면서도 소속되길 원하는 마음이 공존하니까.
Always do what you love라는 문구가 적힌 컵. 한국사회에 살면서 실행하기 참 어려운 일이었는데 컵을 보며 다시 상기시켜 본다. 과일수와 원두커피, 티종 류는 늘 구비되어있지만 라테를 만들어먹을 수 있는 커피머신+ 우유는 4시면 마감한다.
하루 이용해보니.
하루 종일 작업하기는 힘든 카페와 달리 종일 자리를 이동해가며 작업할 수 있다.
공용공간이라 소음은 있지만 작업 집중도가 카페보다 높다.
작업 테이블 외 소파, 누워있을 수 있는 의자 등이 있어 지루하지 않고 쾌적하다.
외국인도 종종 보이는 점이 신선하다.
한쪽 벽에 큰 창이 있어 남산이 보이는 전망이 좋다. 작업하다가 지친 눈을 쉴 수 있다.
하루 종일 오가는 많은 사람들을 보며 혼자 작업할 때는 느끼기 어려운 자극을 받을 수 있다.
디테일한 부분까지 신경 쓴 인테리어가 쾌적한 느낌과 영감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