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몰랐던 사실 찾기
거울아 거울아 스터디의 첫 번째 책도 이제 절반을 넘었다.(와!) 개발을 하지 않는 멤버들에게는 조금 벅찬 속도로 스터디가 진행되었다. 잠시 쉬어가기는 것이 좋겠다 싶었다. 그리고 배운 것들이 실제로 사용될 수 있다는 것도 체험해 볼 기회가 되었으면 해서 미니 해커톤을 진행했다.
해커톤 규칙을 다음과 같이 정했다.
목적
회사에 적용할 수 있는 우리가 몰랐던 무엇인가 찾아내기
규칙
필요힌 데이터셋을 제공합니다.
코딩을 위해서는 하나의 장비만 사용합니다.
5분씩 돌아가면서 키보드를 잡습니다.
발표 후에 투표해서 순위를 정합니다.
시상
1위: 이호성이 밥 사드림
2위: 이호성이 커피 사드림
한 사람이 너무 주도하지 않도록 페어프로그래밍에서 아이디어를 가져와서 5분씩 돌아가면서 키보드를 잡고 코딩하도록 했다. 그리고 회사에서 데이터 분석을 하고 계신 규승님 팀과 다른 팀의 밸런스를 위해서 다른 팀에게는 "이호성 찬스"를 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흐흐.
해커톤을 위해서 회사의 대출 채권에 대한 요약 정보가 담긴 데이터베이스의 테이블을 CSV로 덤프 해서 제공했다. (우리는 2장을 통해서 CSV 파일을 읽고 쓰는것을 배웠다.)
규승님이 제공된 데이터 대해서 각 칼럼이 갖는 의미와 어떤 값들이 가능한지를 설명해 주셨다. 금리, 채권 금액, 수수료, 등급 등등 대부분은 익숙한 값들이지만 요약하기 전에는 얻기 어려운 정보들도 포함이 되어 있었다. 참여하는 사람들이 개발, 고객관리, 채권 사후관리, 서비스 운영, 마케팅 등 각각 다른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뷰에서 데이터를 바라볼지 기대가 되었다.
자. 이제 설명도 들었으니.... 피자를 먹는다. 원래 해커톤에는 피자를 먹어야 한다.
사실 대다수의 구성원이 책에 나온 예제들만 실행해 본 상태였다. 그래서 몇몇 분은 실무와 관련되어 있는 무언가를 아직 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하셨다. 하지만 나느 지금까지 배운 것을 활용하면 오래 걸릴 뿐이지 원하는 결과를 언젠가는 찾아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일단 시작 되니 팀별로 데이터 헤더를 살펴보면서 열띤 아이디어 논의가 진행되었다. 논의를 하는 동안 곧 5분이 지나고 다음 사람이 키보드를 잡게 되었다. 키보드를 한번 뺏겨 보면 내가 키보드를 잡은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게 된다.
순서가 한번 바뀌자 본격적으로 코드가 써지기 시작한다. 한 사람이 키보드를 잡으면 다른 팀원이 아이디어를 주고, 구글링을 해주면서 원하는 것들을 천천히 찾아간다. 중간중간 원하는 것이 있는데, 문제가 잘 풀리지 않을 때에는 내가 도움을 드렸다.
금세 약속된 시간이 지나버렸다. 약속된 시간이 짧아서 다들 기초적인 분석을 해놓고 뭔가를 찾아보려고 할 때 시간이 끝나서 다들 아쉬워 했다.
조별로 돌아가면서 작성한 코드를 소개하고 분석 결과로 알 수 있었던 것을 공유했다.
1조: 신용등급별로 회사의 수익에 미치는 영향
2조: 대출 형태 별 재대출률
3조: 신용등급별 금리, 신청 금액, 수수료
다들 서로의 허접한 코드들을 보면서 웃기도 하고, 정확한 분석을 한 것인지에 대해 장난스러운 비난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발표가 끝난뒤에는 격려의 박수를 보내주었다. 그리고 자신의 조가 발표할 때에는 직접 작성한 코드를 통해 결과를 얻어 낸 것에 대해 조그만 기쁨, 보람을 느꼈던 것 같다.
해커톤의 결과만 가지고 의미 있었냐 라고 물어보면 그렇지 않다. 분석에 익숙한 사람에게 그냥 맡겼으면 훨씬 적은 노력으로 같은 결과를 얻어 낼 수 있을 테니까. 하지만 이 해커톤을 통해서 한 두 분이라도 내가 조금 더 노력하면 회사가 가진 데이터를 다룰 수 있겠구나. 혹은 내 업무를 데이터들을 활용해서 개선할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셨다면 이 시간이 의미가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이런저런 것을 재지 않더라도 구성원들과 코딩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 것만으로도 좋았다.
이 스터디가 끝나갈 때쯤 한번 더 해커톤을 할 계획이다. 그때에는 좀 더 시간을 길게 잡고, 좀 더 재미있는 결과물을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