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호성 May 26. 2016

대부회사에서 일하네요?

아래 글은 제 블로그에 썼던것을 더 많은 분과 공유하고 싶어 옮겨온것 입니다.


내 주위 친구들 혹은 스타트업 사람들을 만나면 대부분 8퍼센트를 알고 있다. 감사한 일이다. 회사의 가치나 성장 이상으로 언론에서 많이 다뤄주셨기 때문이라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여전히 새로운 사람을 만났을 때 회사 소개를 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는 이렇게 말한다.

     돈 빌려 주는 일을 합니다.

투자자에게 돈을 빌려 다시 대출자에게 돈을 빌려주고 있으니 내가 하고 있는 일을 가장 명확하게 설명하는 말이다. 하지만 “돈을 빌려 주는 일”이라고 하면 부정적인 느낌이 든다. 내가 회사에 입사하기 전 대부회사에 가지고 있던 바로 그 느낌이다. 이 부정적인 느낌은 미디어를 통해 접했던 “사기에 가까운 폭리”, “불법적인 추심”에 기인한다.

(아마 이런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는지?, 출처: 한국경제)

하지만 돈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돈을 빌려 주는 일” 자체는 가치 있는 일이다. 개인과 기업은 이자의 가치보다 돈을 빌려서 지금 만들어 낼 수 있는 가치가 더 크다고 판단할 때 돈을  빌린다. 안정적인 집을 사서 가족의 행복을 얻을 수도 있고, 2호점을 내서 사업을 확장할 수도 있다. 또한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사용할 수도 있다. 모두 투자라고 생각할 수 있다. 결국 “돈을 빌려 주는 일”은 투자를 만들어 낸다. 이런 점에서는 기존의 대부회사들도 분명 사회에 기여하는 바가 있다.


여기까지는 좋은데 문제는 그 사람의 신용 이상의 과도한 이자를 받는 경우이다. 우리는 무엇인가를 빌려 줄 때 돌려받지 못하는 경우를 가정한다. 그래서 신용대출의 경우 신용도에 따른 차등 금리를 적용받는 것 또한 자연스러운 일이다. 돈을 갚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사람에게 높은 금리를 매기는 것이다.  하지만 10%에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25%에 대출을 받으면 문제가 된다. 기존의 대부 회사들이 이에 해당된다.

8퍼센트와 같은 P2P 대출 회사(또 다른 대부회사)들은 “돈을 빌려 주는 일”을 하면서 이런 문제를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까?


첫 번째로 회사와 서비스를 효율적으로 운영한다. 모든 과정을 온라인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지점도 필요 없고, 전화 상담원도 소수만 있으면 된다. 그리고 최대한 많은 부분을 자동화한다.


두 번째는 보다 적절한 신용평가를 위해 노력한다. 지금의 P2P 대출 회사들이 기존의 플레이어(은행, 저축은행, 대부업) 보다 더 나은 신용평가 모델을 가지고 있으리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업력과 쌓인 데이터에서 오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다만 그들과의 차이는 정확한 신용평가를 위해 앞으로 노력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주된 경쟁 포인트이고, 경쟁력을 잃게 되면 회사는 망한다.


세 번째는 온라인/모바일 시장에서 경쟁한다. 이 시장에서 경쟁한다는 것은 지금의 “마케팅 경쟁”에서 점진적으로 “상품 경쟁”으로 이동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상품 경쟁”은 결국 대출자에게 더 낮은 금리, 더 긴 만기를 줄 수 있는 곳이 이긴다는 이야기가 되겠다. 앞으로는 대출자에 대한 역경매 시장이 생길 거라고 본다.

3가지 모두 아직은 멀었고 해야 할 일이 너무나 많다. 하지만 그것이 내가 이 회사에서 해야 할 일이기도 하다.


이러한 문제를 우리가 풀었을 때 대출자들에게 그들이 다른 곳에서 받는 금리보다 0.1%라도 싸게 대출을 해줄 수 있다. 그들의 삶에 내가 기여하는 것이다. 투자자도 마찬가지다. 그들의 통장에 10원이라도 더 보태주면 나는 그들의 삶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 이런 가치 있는 일을 할 수 있기에 나는 대부회사에서 일하는 것이 자랑스럽다. (아. 물론 대부업이 아닌 다른 타이틀을 달 수 있다면 더 좋긴 하겠다.)

앞으로도 8퍼센트가 더욱 성장해서 더 많은 대출자, 투자자의 삶에 기여를 할 수 있기를 바란다.

매거진의 이전글 8퍼센트에 입사하기까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