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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호성 Oct 01. 2022

개발자 채용공고의 숨은 의도

파이콘 한국 2022 토크 콘서트에서 

오늘 파이콘 한국 2022에 다녀왔습니다. 채용 관련 토크콘서트에 참여했는데 생각해 보지 못했던 재미있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공고를 보면 “새로운 기술 도입에 대한 거부감이 없으신 분”이라고 적혀 있던데, 도대체 무슨 의미인가요?

“커뮤니케이션 역량”도 있던데, 이건 어떻게 알아보시나요?


답변을 하다 보니 재미있기도 하고, 채용공고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는 기회도 되었습니다. 답변한 내용들을 중심으로 정리해 봅니다. 

파이콘 한국 2022


학습과 공유


대표 요구사항은 “새로운 기술 도입에 대한 거부감이 없으신 분”입니다. 채용공고에서 찾을 수 있는 유사한 요구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코딩에 질리지 않고 계속해서 공부를 원하시는 분

새로운 기술 습득과 지식 공유에 즐거움을 느끼시는 분

도전적이고 새로운 것을 배우는데 희열을 느끼시는 분

동료에게 지식을 공유하기 좋아하는 분


회사의 의도는 무엇일까?

학습을 통해 빠르게 성장하는 분입니다. 꾸준한 학습을 하시는 분들이 결국 개인의 성장을 이뤄내고, 회사에 더 많은 기여를 하게 됩니다.

새로운 기술이 새로운 언어, 프레임워크, 시스템 등 개발팀의 방향을 틀어야 하는 것들을 의미한다면 회사에서는 이를 도입할 수 있는 기회는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특히 기존에 운영되고 있는 프로젝트면 더 그렇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다양한 곳에서 새로운 기술에 기반한 시도를 필요로 합니다. 대체로 개발팀 또는 회사의 효율을 높여 줄 수 있는 것입니다. 새로운 테스팅 라이브러리의 도입, 프레임워크의 버전을 올리고 새로운 기능 사용해 보기, 데이터 분석을 위한 도구의 도입 등이 해당됩니다. 새로운 기술에 대해 열려 있는 분들은 이런 시도를 많이 해주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이와 같은 “학습을 통한 성장, 성장을 통한 회사에 기여하기”를 팀으로 확장시킬 수 있는 분이 있다면 회사는 그분을 꼭 뽑고 싶을 겁니다. 팀 전체의 효율을 올려 주실 수 있는 분이니까요. 물론 그런 분위기(개발 문화)의 변화까지는 미치지 못하더라도, 새로운 기술들을 회사 내에 전파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습니다. 그래서 채용 공고에서는 “지식 공유”를 추가적으로 요구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판단할까?   

이력서 상의 github, linkedin, 홈페이지, 블로그 등을 살펴보면서 주도적인 학습과 공유의 흔적을 찾아봅니다. 기록은 자신을 위한 기록인지, 타인을 위한 기록인지를 살펴봅니다.

지금 어떤 것에 관심이 있으세요? 혹은 어떤 공부를 하고 계신가요? 의 질문을 드립니다. 지금 어떤 공부를 하고 있으신 분이 과거에도 그리고 앞으로도 공부를 하고 계실 확률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이어서 하고 계신 학습이 진짜 학습인지를 구체적으로 확인합니다.



커뮤니케이션


대표 요구사항은 “협업 및 소통이 원활하신 분”입니다. 채용공고에서 찾을 수 있는 유사한 요구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유연한 사고를 기반으로 기획, 개발 구성원들과 여러 사안에 대해 원활히 소통하며 서비스를 만들어 갈 수 있으신 분

원만한 커뮤니케이션 및 협업 능력을 갖추신 분

타 부서와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업무를 진행하실 수 있는 분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으로 동료들과 즐겁게 일할 수 있으신 분


회사의 의도는 무엇일까?

팀으로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입니다. (그리고 개발자는 안 그런 분이 꽤 있더라입니다.)

우리가 상상하기에 개발자는 “골방에서 세상을 놀라게 할만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내는 천재”와 같은 이미지가 있지만 회사에서는 그런 개발자를 원하지 않습니다. 팀과 함께 성과를 내는 분들을 원합니다.

생각보다 개발도 잘하고 커뮤니케이션도 잘하는 분이 많습니다. 아니 오히려, 커뮤니케이션을 잘해서 개발 성과를 잘 내시게 됩니다. 개발자도 당연히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하며, 의견을 명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요구됩니다. 이를 통해 비즈니스에 필요한 것을 정확히 개발하고, 개발에 필요한 것을 설득해 낼 수 있습니다.

모든 직장인에게 요구되는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특히 개발자 채용공고에서 많이 발견되는 것을 보면, 특히 그 부분이 부족한가 봅니다.


어떻게 판단할까?   

면접 시에 A를 물어봤을 때 A를 답하는지를 확인합니다. 생각보다 A를 물어보면 B, C, D 후에 A’를 답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코드 설명, 프로젝트 설명 과정이 논리적이고, 체계적인지를 확인합니다. 코드, 프로젝트 설명을 잘하시는 분들이 사람과의 커뮤니케이션도 잘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커뮤니케이션에서 따뜻한 마음으로 상대방을 배려하는지 확인합니다. 대화 과정에서 뭔지 모를 불편한 마음이 든다면 대체로 이후에도 불편한 상황이 발생합니다.



주도성


대표 요구사항은 “주도적으로 문제를 해결하시는 분”입니다. 채용공고에서 찾을 수 있는 유사한 요구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다양한 아이디어를 주도적으로 내실 수 있는 분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고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보유하신 분

직접 스스로 아이템을 선정하고 시도해 보신 분

주어진 일만 하기보다는 스스로 일을 결정하고 이를 진행하는 것을 좋아하시는 분


회사의 의도는 무엇일까?

프로젝트를 성공시켜 주실 분입니다.

이 항목도 대부분의 회사에서 그리고 거의 대부분의 직군에서 요구되는 부분입니다. 개발자도 예외가 아니겠죠.

개발자는 전달되는 요구사항대로 프로그램을 작성해서 동작시킨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컴퓨터를 이용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으로 정의해 보면 어떨까요?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는 누군가(대표님, 기획자 등)가 생각한 방식 외에도 더 좋은 해결책이 항상 있습니다. 또한 그들이 인지하지 못하는 중요한 문제도 있습니다. 이런 부분에 대해 주도적으로 의견을 내고 도전하는 사람이 있어야만 프로젝트는 성공합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이런 분들은 귀합니다. 회사에서 꼭 잡고 싶어 하는 분들이죠.


어떻게 판단할까?   

이력서에서 주도적으로 한 일이 무엇인지를 확인해 봅니다. 신입의 경우에는 학교 수업 외에 어떤 일들을 했는지 물어봅니다. 경력의 경우에는 회사에서 어떤 일들을 주도해서 진행했는지, 그 경과가 어떠했는지를 물어봅니다.

인생의 갈림길에서 선택의 동기를 물어봅니다. 상황에 맞춰서 선택을 했는지, 스스로 원해서 선택을 했는지를 물어봅니다.

우리 회사와 회사의 도메인에 관심이 있는지를 물어봅니다. 문제 해결은 해당 문제에 대한 관심에서부터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쓰고 보니 당연한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직장을 구하실 때, 또는 면접관으로 참여하실 때 채용공고를 기준으로 한번 더 생각을 해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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