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 오래 있네”
출근 때 백팩을 메고 걸었는데 끈이 흘러내렸다.
주섬주섬 가방끈을 조여매다가 바람이 시원했다. 이마에 있는 땀이 식다 보니 서늘한 기운마저 맴돈다.
며칠 동안 생일 때문에 정신없이 잘 보낸 것 같다.
그러다 달력을 보고 한 해가 얼마 안 남았는지 서운한 감정이 들었다(아침저녁으로 달라진 기온 때문에 그럴 수도 있지만)
이따금씩 입금 메시지를 받는다. 언니의 계좌에서 돈이 들어오면 나는 받을까 말까 고민하다 전화를 건다. 언니의 목소리는 언제나 무미건조하다. 가을에 쓰는 편지 같은 것. “생일 축하해”
중저음에 가까운 목소리로 언니가 말하면 나는 저절로 어린아이가 된다. 딱히 다른 이유가 있는 건 아니지만 언니한텐 긴장감, 불안, 초조함 같은 텐션음이 다르게 작동한다.
최근 ‘텐션’을 검색하다가 텐션 노트(tension note)라는 음악 용어를 알게 되었다. *기본 화성 위에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비화성음을 쌓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아무 텐션 노트를 올리면 불협화음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한다.
Major 7th chord: 9, 11, 13
Minor 7th chord: 9, 11, (13)
Dominant 7th chord: 9, 9, 9, 11, 13, 13
그래서 코드별로 사용할 수 있는 텐션음이 다른 이유는 어보이드 노트(회피음) 때문이라고 한다.
전반적으로 인간과 인간의 관계가 불협과 협화를 반복한다. 나 역시 언니와 높이가 다른 2개 이상의 화음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여태까지 삐거덕거리는 여러 관계들을 생각하면 역시나 까다로운 문제다.
가을이 가까워 오는 하늘에는 좀 이지러지는 달이 떠 있다. 어떻게 하면 사람의 마음이 좀처럼 구겨지지 않을 수 있을까. 무엇으로 불완전한 사이를 보름달처럼 채울 수 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당장은 뾰족한 결론을 내지는 못 할 것 같다.
*네이버, 나무위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