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메리 크리스마스

겨울 편지

by 이효진


한해의 끝에서 편지를 주고받는 일. 어쩌면 받지 못하고 편지를 주기만 하는 일. 한 번은 그것이 못마땅해 스스로에게 골났다. 당분간 편지 같은 거 쓰지 말아야지.


그럼에도 자신의 마음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이 편지일 것이다. 실제로도 이번 연말에는 약속자리마다 크리스마스 카드를 들고 다니며 서툰 감정을 표현했다. ”안녕, 메리 크리스마스.“


그리고 만나지 못한 사람들과 지금은 실재하지 않은 이들에게. To. 비록 편지를 전달하지 못하겠지만 부디 무탈하고 안녕하기를. 우리가 사는 게 바쁘고 사는 곳이 달라 자주 못 보더라도 계속해서 인연의 끈이 이어지기를. 세상밖으로 떠난 이들에게도 우리에게 이별보다 또 다른 만남이 기다리고 있기를.


이런저런 말 못 할 이야기로 편지를 쓰다 보면 어느덧 시간은 자정을 가리키고 잠을 자려고 침대에 누우면 얼마 동안일까. 몸을 뒤척이다가 새벽이 돼서야 자기를 반복하고 얼마 남지 않은 연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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