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전야제
카운트 다운! 3, 2, 1
동이 틀 무렵 내일에 대한 이야기로 축하하는 일. 매년 겪는 일인데도 새해만 되면 왜 그런 마음이 드는 건지. 1월 1일만 되면 많은 사람들이 자축 비슷하게 인사치레를 한다.
“올해 이루고 싶은 소망이 있어?”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을수록 바라는 게 많아진다. 그만큼 욕심도 많고 삶에 미련을 두고 산다는 뜻이겠지. 할머니는 나이를 먹을수록 욕심이 사라진다고 하셨는데 아무래도 나는 나이를 헛으로 먹은 것 같다. 세상이야기가 온통 숫자로 보이고 사람의 마음이 예전처럼 온순해 보이지 않는다.
처음 월세를 구하고 자취를 할 즈음에 작은 1인 공간에서 희망찬 미래를 꿈꿨다. 그 시절 그 방에 놀러 와 밤새 떠들다가 함께 잠들었던 친구들. 회사 이야기, 헤어진 남자친구 이야기, 서로의 가족이야기. 이렇듯 사소한 말들과 웃음과 눈물로 가득했던 그날의 모든 것들. 그때는 힘들었지만 돌이켜보니 우리는 행복했구나.
연이은 한파 속에서 아득한 그날이 몽글한 마음을 들게 한다. 때마다 겨울이면 할머니께서 온종일 푹 고은 흰 사골국에 쪽파 한 옴큼 넣어 먹으면 그만한 행복도 없었다. 앞으로 더 이상 나아갈 수 없을 때 가만히 서 있는 감각이나 익혀볼까. 괜히 싱거운 소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