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너를 왜 찾았을까

겨울

by 이효진


솔직하지 못했다. 애초부터 ’솔직히’라는 단어는 낯선 사람처럼 믿을 수 없고 어색한 존재다. 말이 말로써 다 전달되지 않아서 가끔은 침묵이 옳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그러나 우리가 언제부터 계산적으로 말을 하고 행동했던가. 지나고 보면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건데 왜 나는 그때 알아채지 못했나. 떠남과 버려짐을 혼동하여 홀로 남겨진 밤들을 한없이 원망했었나.


가장 강해 보이고 싶었던 날에 바다를 찾았다. 센 척, 도도한 척, 외롭지 않은 척, 아무런 두려움도 없다는 듯 혼자서 해변을 걷고 또 걸었다. 그러다 보면 모래밭에 푹푹 빠지는 발이 내 발이 아닌 것 같고 어느새 그렁그렁한 눈으로 바다를 바라보는 것이었다.


그러면 틀림없이 바다였다. 도망치기 위해 떠난 방랑자처럼 마음 둘 곳을 찾으면 그 끝은 항상 바다였다. 매 순간 솔직하게 산다는 건 어렵다. 스스로 조차 믿기 어려울 때 바다를 찾는다. 할머니 같은 깊은 바다, 푸른 바다 같았던 할머니의 품. 솔직한 마음이란 건 살아생전 꺼내기 어려운 말이다.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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