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재
‘가족’
나에게 가족이란 그 어떤 것보다 제일 어렵고 힘든 말이다. 일찍부터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살았고 더군다나 외동딸이었던 난 평범했던 다른 친구들과 비교하면서 유년시절을 보냈다. 어쩌면 그때부터 스스로 혼자가 더 편하다 생각하면서 자신만의 생존 방식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했는지 모르겠다.
지난 금요일에는 회사에서 친한 여동생 A와 전시회를 다녀왔다. A와 나는 비슷한 점이 많은 동생이다. 대표적으로 성격이나 가정사. 그래서 유독 마음이 많이 가는 동생이고 유일하게 가족처럼 믿고 의지하는 사람이다. 그날은 우리가 이제까지 알아왔던 시간을 통틀어서 가장 어렵고 어른스러운 대화를 많이 했던 날이었다. 사실 며칠 전부터 고민이 많아 보였던 A는 전시가 끝나고 카페에서 그동안에 자신의 고민을 말하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내게
“ 언니, 나는 가끔 혼자인 언니가 부러워.”
내가 부럽다니… 대체 왜? 난 의아해서 물었지만 왜 그렇게 말하는지 이해도 됐다.
어렸을 때부터 형제가 많은 친구들은 자주 나를 부러워했다. 아주 단순한 예로 먹는 거라던지 옷 입는 거, 용돈, 부모님의 차별 등등
(하지만 나는 네가 부러운데 내가 부럽다니…)
동생 2명에 장녀인 A는 그 당시 개인적인 가족일로 곤란한 위치에 있었다. 그래서 나에게 이런저런 힘든 점을 호소한 것이다. 그러면서
‘가족’ 이란 대체 뭘까?
‘어머니’ 란? ‘아버지’ 란?
그리고 우리의 미래는?
가장 가깝지만 가장 서로에 대해 모르는 존재가 가족이 아닐까…
우리는 매일 하루의 절반 이상을 타인과 보내면서 제일 중요한 인생의 절반 이상을 가족의 소중함을 모른 채 살아간다. 그리고는 최후의 순간이 오면 그제야 후회하고 미련을 갖게 된다.
좋은 부모가 된다는 것은 무엇이며, 행복한 가정이란 어떤 의미일까? 나는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을까… 끊임없이 가치에 가치를 묻는 나라는 사람은 절대 자유롭지 못한 사람일까. 아니면 묻기 때문에 세상을 사는 것일까.
나에게 남은 인생 중에 가장 고민되는 단어가 있다면 바로 ‘용서와 화해.’
올해부터 조금씩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은 시간이 많이 필요할 것 같다. 내가 잃어버렸던 시간으로부터. 미워했던 존재로부터 말이다.
그날은 유난히 달이 예뻤다. 그리고 서로가 서로에게 마음으로 울었던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