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Episode1

Going Home

by 이효진

아까부터 한 곡만 반복 재생 중이다.

아주 피곤하고 자주 지칠 때 그렇다. 매운 떡볶이가 저절로 당기듯이 노래를 씹고 싶다 음식처럼. 원래 매운맛은 처음엔 강하고 끝에는 울고 싶으니까.


그러다 혓바닥이 덴 것처럼 내 귓가가 뜨겁다. 사연 있는 노래란 모름지기 계속해서 듣는 법. 집으로 가는 버스 제일 뒷자리에 기대 ‘너에겐 자격이 있으니까’ 가사가 흘러나오면 창밖에 있는 노을 진 풍경을 바라본다.


겨울 끝에 서있는 태양이 붉다. 그 아래 있는 산모퉁이, 나는 전망 좋은 곳에 사는 사람이고 싶다.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이리저리 뛰어다녀도 끝내 알 수 없고 당장이라도 도망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그럴 수가 없을 때


Going Home. 봄에 발매한 노래인지 몰라도 매번 들을 때마다 볕 있는 마당에 홀로 있는 기분이다. 그때는 내가 너무 어렸지 하면서 조용한 봄밤에 떨어진 목련처럼 깊게 자리 잡힌 기억들. 여전히 나는 어려운 마음을 오래 간직하려 하고


좀처럼 감정이 세련되지 않아서 취향 또한 변하지 않는다. 먹는 것부터 시작해서 좋아하는 노래, 영화, 사람까지도. 먼지 속에 쌓여있는 편지도 제각각 주인이 다 있듯이 내 기억 속에 있는 오래된 이야기들.


현실은 앞만 보고 가라는데 도무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고 무작정 뛰어야 되는 시기가 내게도 있었다. 그런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한 번은 중학교 때 오래 달리기에서 1등을 했는데 다 크고 성인이 되니까 달린다고 해서 다 결과가 좋을 수 없더라.


간절했던 나날들. 너에게 ‘새로운 태양이 떠오르기를.’ 단거리는 애초부터 없었다. 아무래도 난 체질적으로 오래 달리기가 맞는 것 같고 앞으로도 그냥 달려야 할 것 같다. 결과와 상관없이 아무런 기대도 없이.


그리고 다시, 3월이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매화꽃 하나를 본다.

노을 그리고 김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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