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우리들의 여름)

by 이효진


관계는 시간에 비례할까.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인이 되면서 인간관계가 점점 좁아진다.


한때는 친구의 이별 소식에 노가리와 맥주 한 캔으로도 밤새 울고 웃던 청춘이 내게도 있었다. 이제는 그런 때가 정말 있었나 싶을 정도로 청춘이란 게 굳은 딱지처럼 감각이 무디다.


고작해야 삼십 년 하고도 몇 해가 더 지난 것뿐인데 해가 거듭할수록 인간관계가 어렵게 느껴진다(코로나 팬데믹 이후로 더 그런 것 같다) 그래도 지금까지 꾸준히 연락을 주고받는 몇몇의 지인들을 생각하면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몇 년 전, 나는 코로나가 터졌을 때 일생일대의 큰 사건을 겪었다. 당시 한 달에 살이 7kg가 빠질 정도로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힘들었던 상황이었다. 그나마 일이라도 집중하자 싶어 회사를 다니면서 정신줄을 붙잡고 있을 때, 지금의 회사 동료들이 많이 도와주었다.


그전까지만 해도 사실은 사회에선 친구가 될 수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그들과 크고 작은 여러 이벤트를 겪으면서 쌓은 인연이 어언 5년이 다 되어간다.


이제는 그들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그들에게 큰 빚을 낸 기분이고 앞으로 더 ‘잘해야지, 잘해야겠다’ 하다가 어느덧 시간이 많이 흘러버렸다.


그러다 이번에 처음으로 다 같이 여행을 갔다. 여름이었고 바다였고 서핑을 했고 사진도 찍었다. 다시 여고시절로 돌아간 것 같았다. 모래사장에서 장난을 치다가 바닷물에 빠트리기도 했다. 추억은 단순했다. 함께 웃고 떠들고 좋아하는 것을 같이 하면 마냥 즐거웠다. 어쩌면 여름이라 가능했을지도.


최근에 퇴근을 하고 오랜만에 모여 저녁식사를 했다. 여러 이야기를 하던 중에 한 명의 친구에게 새로운 소식을 들었다. 어쩌면 이 순간이 영원하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은 늘 지나고 나면 후회하거나 가고 나면 아쉬워지니까.


또다시 눈시울을 붉히면서 ‘브라보!‘ 너의 새로운 출발을 위하여. 앞으로도 너를 응원한다. 그리고 진심으로 고맙다고. 우리들의 여름이 지나갈 때쯤에 비가 온다. 이 비가 그치면 가을이 올 것 같아 벌써부터 마음이 시원섭섭해진다.


그 해 우리들의 여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