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진이 아니어도 괜찮고

홍콩에서

by 이효진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그 사람에 대해 1부터 백까지 궁금해진다.


영화 또한 그렇다. 마음에 드는 영화가 생기면 그 장소에 가고 싶어 진다. 마치, 만유인력의 법칙처럼 모든 물질은 서로 끌어당기려는 힘이 있다. 그렇다면 사랑은 어떨까.


“사실 한 사람을 이해한다 해도 별 의미 없다 사람은 변하니까 오늘은 파인애플을 좋아했던 사람이 내일은 다른 걸 좋아하게 될 수도 있다”


영화 ‘중경삼림‘ 에 나오는 대사다. 이 영화를 알 게 된 건 스무 살이었다. 이 영화를 계기로 왕가위 감독과 함께 ‘화양연화‘도 알게 되었다. 홍콩 특유의 도시적이고 화려하지만 외로운 느낌이 맘에 들었다.


실제로도 낮과 밤이 다른 홍콩은 도회적인 옷차림으로 쓸쓸해 보이는 미인과 닮아 있었다. 이렇듯 대부분의 사람과 도시는 이중적인 부분이 많다. 한 측면만을 보고 다가가면 어느 순간 다르게 보인다. 어떤 면이 좋다 나쁘다 할 수 없게 실제로 겪으면 복잡하게 느껴진다.


오늘은 해가 떴지만 내일은 언제 비가 올지 모르는 것처럼 사람의 마음 역시 그렇다.

그전까지만 해도 나는 이별이라는 걸 몰랐었다. 사랑이 영원할 줄 알았으며, 동전의 양면처럼 운으로 이별을 점쳐볼까 했던 순간도 있었다.


여전히 옛 영화를 즐겨 본다. 취미가 어쩐지 따분한 게 딱 나 같다는 생각도 든다. 그래도 새 거보다 낡은 게 시간이 갈수록 깊게 정이 든다.

사물이든 사람이든 오래오래 두고 보고 싶다. 그곳이 어디든지 유통기한이 없고 언제든지 찾아갈 수 있게 남아있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60초 뒤에 나의 사랑은 만년이고 싶다.

영화 ‘중경삼림’과 홍콩 미드레벨 거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