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 GTP가 공개된 지 1년 정도 지났습니다.
지난 1년을 돌이켜보면, 거의 하루가 멀다 하고 수많은 인공지능(AI) 뉴스들과 다양한 기능들이 나왔습니다.
오픈 AI사와 함께 인공지능을 선도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사만 하더라도, 지난 1년간 빙 챗(Bing Chat)을 비롯해 수많은 인공지능 서비스를 출시했습니다. '코파일럿(Copilot)'으로 명명된 마이크로소프트 AI는 윈도, 오피스, 깃허브, 애저 등 MS의 모든 제품군에 서비스되고 있고, 이로 인해 컴맹이라 하더라도 프로그래밍을 짤 수 있거나, 엑셀 차트, 파워포인트 슬라이드 등을 손쉽게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지금은 너무 많은 인공지능 뉴스의 홍수 속에서, 기존에 인공지능과 거리가 먼 회사들까지 너도나도 인공지능을 외치다 보니, 과거의 닷컴 버블처럼 확 타올랐다가 푹 꺼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실제로 인공지능에 딱히 관련이 없거나 기술이 없는 회사들까지 주식이 급상승하는 모습을 보이며, 버블 징후가 보이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또, 혹자는 블록체인이나 메타버스처럼 한때의 유행으로 끝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합니다. 인공지능이 아직까지 완벽하지 않고, 환각이라 불리는 거짓말을 내뱉는 경우도 있기에, 사람들이 호기심에 시작했다가 신뢰도가 떨어져 활용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합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인공지능이 고도로 발달해서 인류를 위험에 빠뜨리는 영화 '터미네이터'의 '스타이넷'처럼 되지 않을까 걱정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인공지능을 살상무기와 연결시키거나, 테러리스트들이 인공지능을 사용할 경우, 기존과 다른 차원의 위협이 될 가능성도 없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에 인류는 이제야 컴퓨터를 제대로 쓰기 시작했다고 생각합니다.
1968년에 나온 기념비적인 SF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가 나온 후로, 70~80년대에 일반 사람들이 생각하는 컴퓨터는,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컴퓨터와는 많이 달랐습니다. 70~80년대 SF영화들을 보면, 8비트 애플 컴퓨터 같은 구닥다리 기계인데도, 주인공은 마치 사람에게 질문하듯이 물어보고, 그걸 또 컴퓨터는 사람처럼 답해주는 장면을 종종 볼 수 있었습니다.
그 당시 컴퓨터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뻥도 정도가 있어야지. 갤러그 겨우 돌리는 컴퓨터에 저런 게 어떻게 가능해?'라고 피식 웃었을 겁니다. 하지만, 컴퓨터에 대해 잘 모르는 당시 일반인들은, 컴퓨터란 우리가 궁금한 것을 물어보면 사람처럼 답을 해주는 신박한 기계로 상상을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후 컴퓨터가 점점 대중화되고 발전하면서, 이제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컴퓨터를 일상생활에서 사용합니다. 지금은 스마트폰으로 인해 단 1초라도 컴퓨터와 떨어져서는 생활이 힘들 정도의 시대가 되었습니다. 컴퓨터가 더 이상 상상 속의 기계가 아니고, 일상생활과 업무의 필수품이 되면서, 옛날에 사람들이 상상했던 '진짜 컴퓨터'의 모습은 모두가 잊어버렸습니다.
지금 대부분 사람들은 컴퓨터란 매우 유용한 기계임에는 분명하지만 만능이 아니고, 키보드, 마우스, 터치스크린 등으로 어떠한 명령을 가하면 그에 대해 작동하는 기계 정도로 인식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사람들이 컴퓨터를 직접 쓰면서 그 한계도 같이 알고 있기에 그랬던 것이지, 지금의 컴퓨터 사용 패턴이 처음부터 컴퓨터의 이상적인 사용법은 아닌 것입니다.
요즘 챗GPT나 빙 챗과 같은 생성형 AI를 쓰면서 느끼는 것은, 이제야 드디어 70년대에 우리가 생각했던 컴퓨터가 실현되는 세상이 왔다는 겁니다. 따로 명령어나 마우스 조작이 필요한 게 아니라, 그냥 사람에게 물어보듯이 물어보면 답을 해주고, 비서에게 시키듯이 말로 시키면 알아서 처리해 주는 것이, 우리 할아버지 세대들이 생각해 왔던 진짜 컴퓨터의 사용법이 아닌가 합니다.
그래서 인공지능에 대해 우리가 두려워하거나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컴퓨터의 한계로 인해, 어쩌면 우리는 지난 50년간 컴퓨터를 일부러 어렵게 사용해 왔을 뿐인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