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

두려움에서 벗어나길

by 따뜻한 불꽃 소예

얼마 전 들려온 같은 암을 앓고 있던 블로그 친구의 죽음과 코로나로 힘겨워하시던 시아버님의 죽음이 지금 나에게 공포로 다가왔다. 남편은 선양낭포 암이라는 희귀 암을 앓고 있다. 정보를 찾던 중 우연히 같은 암을 앓고 있던 환우가 운영하던 블로그에 친구 신청을 했었다. 한동안 소식이 들려오지 않았는데 그분의 와이프가 최근 글을 올려 부고 소식을 전했다. 갑자기 다리에 힘이 풀려 쓰러질 거 같은 기분이다. 남편의 항암치료가 이제 한 번밖에 남지 않았다. 항암치료 후 어떻게 될까? 애써 잊으려고 했던 걱정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암투병을 하고 있는 사람과 그의 가족에게 같은 암을 앓고 있는 환우의 죽음은 큰 실망으로 다가온다. 물론 남편에게는 말하지 않았지만, 이런 소식 하나만으로도 다가올 미래가 너무 두려워 미칠 거만 같다. 그런 와중에 시아버님이 결국 우리 곁을 떠나셨다. 평생 외로우셨던 아버님은 가는 순간마저 조문객을 맞이하지 못한 채 쓸쓸하게 떠나야 했다. 빈소를 지키던 남편의 얼굴은 검고 파랬다. 상중에도 항암제를 맞기 위해 서울에 올라가야 했고 다시 내려와 빈소를 지켜야 해서인지 어떤지는 나도 모르겠다. 나 역시 아버님의 영정사진을 보며 하염없이 울었다. 아버님의 죽음에 대한 애도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지금 우리가 직면한 비극적 상황에 대한 슬픔때문이었는지는 모르겠다. 생로병사는 그 누구도 어찌할 수 없는 것이라 하지만, 만약 신이 계시다면 나의 남편만은 살려달라고 바짓가랑이라도 잡고 애원하고 싶다. 내가 혼자되는 것이 두려워서일까? 아니면 사랑해서일까? 모르겠다. 그 어떤 이유가 되었건 네가 내 곁에 오래오래 있으면 좋겠다.


두려움...

살면서 이토록 두려웠던 때는 없었던 거 같다. 최근 몇 달 사이 사는 게 무섭다는 공포가 나를 잠식했다. 나는 과연 일상을 잘 살 수 있을까? 나에게 계속 괜찮아질 거라고 되뇌며 출근을 했다. 그러다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무엇인지 적기 시작했다. 공포를 구체화하기 시작하면 그 공포는 사라진다고 한다.

- 혼자 남겨질지 모른다는 공포 => 설령 그렇게 되더라도 길이 나올 거야

- 혼자서 어떻게 아이를 키우지라는 공포 => 설령 그렇게 되더라도 길이 나올 거야

- 회사에 적응하지 못하고 업무를 쳐내지 못할 거라는 공포 => 몇 번 깨지면 된다. 어차피 여기는 미국이 아니라서 금방 나를 자르진 못한다. 최대한 초반에 많이 깨지자.

- 내가 코로나에 걸려 남편에게 코로나를 옮기면 어떡하지라는 공포 => 매일 집에 들어가기 전 자가진단 키트로 검사하자.

- 아이가 원에서 코로나에 거려 남편에게 옮기면 어떡하지 => 우선 코로나에 걸린 친구나 선생님이 나오면 등원시키지 않고 설령 걸리더라도 내가 재택을 해서라도 아이를 케어하자.


새로운 것을 시작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 혼자 남겨질지도 모른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버릴까라는 두려움, 가난해지면 어떡하지라는 두려움 등등 너무 많은 두려움 속에 살고 있다, 모든 사람들이... 하지만, 두려움 때문에 무너져서는 안 된다. 설령 그러한 일이 생기더라도 분명 어디에선가 천을귀인이 나타날 수 도 있고 또 로또에 당첨될지도 모르지 않나? 내가 불행을 겪은 것이 갑자기 발생했듯 행운도 갑자기 발생할지도 모른다. 그러하기에 나는 그 모든 두려움을 딛고 일상을 살아가야 한다. 그래서 나는 아침 일찍 남편과 등산을 가서 부처님께 기도를 드리고, 아침 카페에 들려 모닝커피를 들고 회사에 출근했다. 나는, 우리는 분명 이 터널을 잘 지나갈 수 있을 것이다!!!


분명 운명이 나를 차라투라투스로 만들어 줄 것이다. 세월이, 이 놈의 운명이 나를 더 강한 나로 단련시켜 줄 것이라 믿는다.



-

작가의 이전글One thing at a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