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보다 강한 영혼
운명보다 강한 영혼
영혼은 어떤 운명보다도 강하다네. 영혼은 선과 악 어디로든지 자신을 스스로 이끌어가며 행복하거나 불행한 삶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세네카 도덕에 관한 서한
데일리 필라소피를 읽다가 운명보다 강한 영혼이라는 챕터에서 살짝 감동을 받았다. 소카토라는 사람은 돈이 많음에도 종종 맨발로 로마 거리를 걷거나 소박한 식사를 즐겼다고 한다. 그는 인생의 모든 순간이 찰나라는 것을 알았기에, 항상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을 강하고 회복력 강한 영혼으로 훈련시키고자 했다고 한다. 참으로 엄청난 절제력의 소유자이다.
행복한 순간이 오거나 혹은 불행한 순간이 왔을 때 우리는 종종 그 순간에 매몰되어 버린다. 그 순간이 영원할 것이라는 착각을 한다. 나 역시 그러하다. 어제는 Queen의 노래를 듣다가도 I sometimes wish I'd never been born at all(때때로 내가 애초에 태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이라는 가사에서 눈물이 핑 돌았다. 내가 요새 종종 느끼는 감정이기 때문이다.
좋은 순간이 찾아와도 나쁜 때가 와도 이것이 오래 머물지 않음을 안다면, 아마도 인간은 삶의 모든 순간에서 무심해질 수 있는, 일희일비하지 않는 경지에 도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고통의 순간이 와도 이것을 회피해서는 안된다. 이 고통 역시 삶의 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물론 만족스럽지 않지만 나에게 주어진 이 삶을 감사히 그리고 담담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파친코라는 소설에서 이 구절을 읽은 적이 있다. In life, there was so much insult and injury, and she had no choice but to collect what was hers. 내가 만약 내 상황에 맞춰 이 문장을 각색하자면, 삶에는 너무 많은 고통과 슬픔이 있다, 그리고 우린 그저 우리에게 주어진 그 몫을 받아들여야 할 뿐이다. 삶에는 희노애락이 있다, 기쁨만 존재하는 것도, 슬픔만 존재하는 것도 아니다. 이 모든 것이 컴비네이션 피자처럼 어우러진 것이 삶이다.
담담하다는 말, 무심해진다라는 말의 의미를 좀 더 가슴 깊이 느낄 수 있는 인생의 단계가 되어 참으로 감사하다. 어찌 되었건 이렇게 아름다운 계절에 따뜻한 태양빛 아래 반짝이는 신록의 아름다움을 누릴 수 있음에 감사하다. 이 대지의 싱그러움이 내 영혼에 힘을 불어넣어 주는 기분이다.
좋은 순간이 찾아와도 우리 곁에 오래 머물지 않음을, 나쁜 때가 와도 오래 머물지 않음*을 아는 것,그 속에서 운명보다 강한 영혼이 힘을 발휘할 것이다.
*데일리 필라소피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