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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와 자식관계

거듭거듭 새롭게 피어나도록 하자.

by 따뜻한 불꽃 소예

법정스님의 말씀 "거듭거듭 새롭게 살라, 꽃처럼 피어 나라."

이 문장은 내게 단순한 성장이 아닌, 관계에서의 새로움을 고민하게 했다. 부모와 자식, 부부 사이에서 어제의 우리가 오늘의 우리와 같다면, 과연 그 관계는 건강할까?


삶의 무게와 의존

삶은 무거운 짐이 된다. 우리는 때때로 그 무게를 다른 것에 의지해 덜어내려 한다. 술, 물건, 혹은 관계에. 하지만 결국 그 무게는 내가 감당해야 할 몫이다.


파국과 깨달음

우리는 오랫동안 시어머니와 함께 지냈다. 감사한 부분도 있었지만, 부부 사이가 멀어지고, 시아버님은 외로우셨으며, 결국 우리 모두 지쳐갔다. 시아버님의 별세와 남편의 암 발병으로 우리는 큰 파국을 맞았다. 그러나, 그 파국은 변화를 만들었다. 어머님은 본가로 돌아가셨고, 우리도 처음으로 의존적인 관계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자각을 하게 되었다.


부모와 자식은 끝까지 함께할 수 없다. 양육의 목적은 결국 독립이다. 부모가 없어도 꿋꿋이 살아갈 힘을 키우는 것. 그것이 성숙이다. 그리고 부부는 서로의 삶을 지탱하는 동반자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의 결혼 생활은 그러지 못했다.


새로워지기 위한 다짐

오래된 습관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남편과의 관계를 새롭게 정립하기로 했다. 서로의 원가족으로부터 적당한 거리를 두고, 부부로서 서로에게 집중하며, 각자의 삶의 무게를 스스로 짊어지려고 말이다.


삶의 무게는 가벼워지지 않는다. 하지만, 그 무게 속에서 새로 피어날 수 있다.


집 앞 철쭉은 혹독한 겨울을 이겨내고 아름답게 피어났다. 우리도 철쭉처럼 거듭거듭 새로워지자. 삶의 무게를 이겨내며 꽃처럼 당당히 피어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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