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란 그 되어가는 과정을 최대한 즐기는 것.
'모든 것은 되어가는 과정 속에 있다' - 법정스님
인생에서 나는 늘 결과를 서둘렀다. 빨리 어른이 되고, 취직하고, 집을 사고 싶었다. 하지만 텃밭의 꽃봉우리와 아이의 작은 발을 보니, 이 순간이 더 길게 지속되길 바랐다. 법정 스님은 말했다. "모든 것은 되어가는 과정 속에 있다." 육아는 그 과정을 즐기는 일이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퇴근하면, 아이는 징징거리고, 남편은 통증으로 짜증을 낸다. 요즘은 잠도 설쳤다. 빚 청산과 안정된 삶을 기도했지만, 마음은 여전히 무겁다. 치유는 3년이 지난 지금도 더디게만 느껴진다. 친구 또한 육아와 직장의 무게에 지쳐 있었다. 아마 많은 이들이 고난 속에서 흔들리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텃밭을 보며 문득 깨달았다. 비와 땡볕 속에서도 꽃은 조용히 피어난다.
내가 잊고 있을 때조차, 삶은 묵묵히 숙성된다. 아이와 산책하고, 글을 쓰고, 작은 텃밭을 가꾸며 나는 삶 속의 작은 기쁨을 찾는다. 남편의 짜증도, 아이의 보챔도 결국 이 과정의 일부일 것이다.
육아는 잘 익은 막걸리처럼 시간이 필요한 숙성의 여정이다. 당장은 거칠어 보여도, 시간이 흐르면 제 맛을 드러내듯, 아이와 나의 삶도 천천히 무르익어 갈 것이다. 결과가 어떨지 알 수 없지만, 나는 이 과정을 즐기고 사랑하기로 했다.
슬픔과 절망이 와도, 나는 오늘도 텃밭을 가꾸며 한 발짝 나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