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와 나 사이의 소슬한 경계

무너지지 않기 위해 단단해진다.

by 따뜻한 불꽃 소예

나는 가끔, 내가 두 사람인 것처럼 느껴진다.


회사에서는 엄청 적극적이고, 어딘가 야망이 있는 듯한 나를 발견한다.

결론을 내려야 하고, 일을 정리해야 하고,

마치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는 사람처럼

전략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강박 속의 나가 있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오면

나는 바깥에서 입은 허물을 다 던져버리고,

작고 왜소한 내 평소 모습으로 돌아온다.


책상 위에서 슬픔에 잠겨 글을 쓰고,

소심하게 감정의 늪을 맴돌며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할 것 같은 나 자신을 발견한다.


무엇이, 어떤 모습이 과연 나일까.


때때로 나는 이렇게 너무 다른 자아 사이에서

나 자신을 탓하고, 미워하기도 한다.


나는 가끔

어느 쪽이 진짜인지 묻지만, 아마 둘 다 나일 것이다.


세상 앞에서는 무너지지 않기 위해 단단해진 나가 되고,


혼자가 되었을 때 비로소 무너질 수 있는 나로 돌아간다.


어쩌면 나는 강한 척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무너지지 않기 위해 단단해져야 하는 사람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이제

혼자 있는 나가 다른 나를 부정하기보다,

그 사이를 오가는 나를 그대로 두어도 괜찮다고 생각해 본다.




매거진의 이전글같은 봄은 아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