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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인서 Oct 15. 2018

디자이너 재취업하기

QnA 제가 디자이너가 될 수 있을까요?

취업과 관련해서 다양한 내용의 질문을 남기는 분들이 있는데, 모두 답을 다 드리기는 어렵고 비슷한 질문들을 추려서 답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아래 예시 질문은 비슷한 유형의 질문을 남긴 분들의 내용을 합쳐서 정리한 내용입니다. 비슷한 고민을 하시는 분들이 자신의 길을 결정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Q

올해 나이 서른을 훌쩍 넘었습니다. 시각디자인을 전공했지만 졸업 후, 다른 업종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사무직 일이 편하다고 생각을 했고, 다른 친구들처럼 야근을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적응하면서 잘 다녔습니다. 그러나 직장생활을 하면 할수록 이상하게 디자인에 미련이 남기 시작합니다. 지금 다시 디자인을 시작하고 싶은데 제가 가능할까요? 언제부터 시작하면 좋을까요? 저는 디자인으로 전향할 의지는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이 없기도 합니다. 어떻게 시작하면 될까요?




도전이라는 것은 내가 한 번도 가지 않은 길을 선택해서 가는 것입니다. 

우리가 경험하지 않은 새로운 세계로 가는 것은 누구에게나 두려운 일이 됩니다.

하지만, 여기서 성공과 실패가 나뉘게 됩니다.


두렵지만, 모든 문제점을 해결하면서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힘드니까.. 여기서 그만둬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제가 경험한 세상에서는 자신이 시작한 일의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하면서 묵묵히 오랫동안 일을 하고 있는 사람보다는 이것저것 시작해보고, 생각보다 힘들기 때문에 그만두는 사람이 더 많습니다.

일명 간만 보고, 다시 자신의 적성을 찾기 시작하는 것이죠.


개인적으로 클래스를 운영하면서 이런 친구들을 더 많이 만나는 것 같습니다.

적성에 맞는지 일단 해보고 싶다면서, 어려움에 부딪혔을 때,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 일을 그만두고는 합니다. 


질문한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저는 잘 모릅니다. 하지만 조심스럽게 예측해 본다면, 

이런 질문을 한다면 도전이 두려운 사람입니다. 만약 자신의 선택에 확신이 있었다면 제게 이런 질문을 남기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 두려움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새로운 일보다는 자신이 그냥 하던 일을 하는 것이 차라리 마음이 편합니다.


그리고 미련은 버리세요. 도전할 용기가 없는 사람이 미련이 있다고 말하면 무엇을 하겠습니까?

현재 자신의 안정적인 삶을 즐기는 것이 더 행복한 일이 될 수 있습니다.


안정적인 사무직에 길들여져 있는 사람은 사고를 깊이 해야 하고, 많은 노동력이 들어가는 디자인 작업이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적응하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익숙했던 일을 버리고, 새로운 일에 대한 적응부터 새롭게 시작해야 하기 때문에 아무리 이전에 전공을 했다고 하더라도 쉽지는 않습니다.




자신이 하지 않았던 새로운 일을 시작하게 된다면,

도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게 되는 다양한 문제점에 대해서 고민하게 될 것입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나이가 많은데, 취업이 될까"입니다.


많은 학생들이 스물 다섯 정도가 되기 시작하면 자신의 나이가 많기 때문에 무엇인가를 하는 것에 조급함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말끝마다 나이가 많아서, 나이 때문에..라는 말을 들으면 참 답답한 생각이 듭니다.


물론 무조건 나이에 상관하지 말고 도전을 즐기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하지만 나이 탓만을 하면서 다른 사람의 성공을 부러워하는 사람은 스물 다섯살에도 도전을 하지 못하고, 서른에도 나이가 많아서 못한다고 할 것이며 서른 다섯 살에도 마찬가지 일 것입니다.


나이가 많다는 것에는 절댓값은 없습니다. 생각하기에 따라서 27살이 많을 수도 있고 적을 수도 있습니다. 혹은 50살에 뭐든 시작하기에 늦을 수도, 아니면 적당할 수도 있는 것이죠. 

모든 일은 자신이 어떻게 마음을 먹고 문제를 해결하느냐, 혹은 그렇지 않느냐에 달린 것입니다. 


제가 나이가 많은데, 취업이 잘 될 수 있을까요?라고 묻는다면, 저도 잘 모릅니다.

나이가 많아도 회사 내부의 전체 연령대가 높아서 나이에 관계없이 채용을 하는 회사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혹은 지원자가 매우 매력적이라서 회사에 꼭 필요하다고 판단이 되면 채용을 할 것이고, 능력이 없고 일처리를 잘 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젊다고 해도 그 사람을 채용하지 않을 것입니다.


인생이라는 것은 내가 준비가 되어 있다면 예상하지 못했던 곳에서 기회라는 것이 옵니다. 이렇게 변수가 많은 인생살이의 이야기를 저에게 단편적으로 물어본다면 나는 답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아마 내가 정답을 이야기해줄 것이라 믿고 이런 질문은 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다만 질문에 대한 답을 통해서 마음의 위안, 혹은 확신을 얻고 싶은 것입니다.


마음의 위안과 확신은 누군가가 그려둔 괜찮다는 위로나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희망으로 얻는 것이 아닙니다. 어떤 선택을 할 때의 확신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것을 정리하고 도전하려는 분야를 어떻게 완수할 것인지 설계를 통해서 스스로에게서 답을 찾아야 합니다.


나는 질문자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기 때문에 과도하게 미래에 대한 꿈을 심어주고 싶지는 않습니다.

노력하지도 않고 꿈만 꾸는 사람에게 불필요한 미래에 대한 희망을 심어줘서 사회 낙오자로 만들 생각은 없습니다.


많은 디자인 교육기관과 학원들에서 상담을 명목으로 디자인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그리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디자인 자격증을 취득하거나 수업을 듣게 되면 취업까지 연계를 시켜준다고 이야기를 하면서 디자인 취업이 아주 쉬운 것으로 이야기를 합니다. 수업만 잘 듣고, 자격증만 취득하면 취업이 절로 된다고 하니, 이렇게 취업이 어려운 시대에 전문직으로 가는 길이라 생각해서 디자이너의 길을 선택한 사람도 많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학원이나 교육기관에서 소개한 쉽게 갈 수 있는 회사들은 대부분 저임금이거나 일자리의 질이 낮기에 선호도가 매우 낮습니다.


내 수업을 듣는다고 해서 무조건 취업이 되지 않습니다. 이전에 했었으니까, 사무직보다 나을 거 같으니...라는 마음으로 디자인을 쉽게 선택하지 않길 바랍니다. 디자인을 전공했지만 다른 일을 선택한 데에는 이유가 있었을 것이고, 예전에 디자인을 그리 즐겁게 하지 못했기에 현재의 직업을 택했다면 아마 다시 시작해도 디자인이 그렇게 재미있게 술술 풀릴지 고민을 해봐야 합니다.


나이가 많으니, 빨리 취업하고 싶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늦은 도전이라면 이런 조바심까지도 스스로 잘 다스려서 목표하는 바를 이룰 수 있도록 한결같은 마음으로 준비를 해야 합니다.

남들보다 느리게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당연히 조급한 마음이 많이 생깁니다. 나이가 많기 때문에 위축도 되고, 잘 될지에 대한 걱정도 더 많습니다. 나이가 어느 정도 있어서 도전을 하는 것이라면 내 나이에 의연해져야 합니다. 만약 그 정도로 자신의 멘탈을 잘 다스릴 자신이 없다면 도전을 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언제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은가요?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본인이 결심이 설 때, 하라는 이야기밖에 할 수 없습니다.


무엇인가를 시작하는 시기를 정하는 것은 본인이 할 일입니다. 

하지만 결심을 하는데 오랜 시간을 들이는 것보다, 그 결심을 유지하는데 더 노력을 기울여야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만약 갈팡질팡하고 있다면 선택을 하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결심을 하는데 오랫동안 고민이 되고, 할까 말까 생각이 든다면 그 선택에 자신이 없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안 하는 편이 실패의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정말 간절하게 모든 것을 걸어서 시작해도 성공을 할지 안 할지 모르는데, 내 마음이 완벽하게 내키지 않는 상태에서 Go를 하는 것은 그만큼 또 쉽게 포기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입니다.





의지는 가지고 있으니, 시작해도 될까요?

사람들은 자신이 마음먹은 일에 대해서 대부분 의지는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의지만 가지고 결과를 만들 수 있을까요? 결국 결과를 만드는 것은 얼마나 꾸준히 그 일을 수행하는가에 달린 일이 아닌지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하고 싶다...라는 단순한 이유로 모험을 시작하는 것은 매우 위험합니다. 본인이 디자인을 그만둔 것은 분명 이 분야에 대한 간절함이 없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지금도 간절함을 느끼기는 힘들지만, 이 일을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고, 모든 것을 걸 수 있을 마음으로 해야지 원하는 취업도 할 수 있습니다. 늦은 나이에 다시 디자인을 시작하게 되면 결국 지금 대학 4학년인 학생들과 함께 취업시장에 뛰어들어야 합니다. 그들과 경쟁을 해야 하고, 그들보다 내가 더 디자인을 잘 해야지, 디자이너로 사회생활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나보다 4-5살이나 훨씬 어린 친구들과 경쟁을 할 때, 부끄러워하지 않고 자신 있게 할 자신이 있는지, 그리고 그들보다 훨씬 더 간절하고 모든 것을 걸 수 있는지 스스로에게 생각을 해보고 디자인을 할 것인지 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내가 만난 학생들 중에는 "적성"에 맞지 않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고 디자인을 그만둔 학생들이 있습니다. 그때 문득 "적성"이라는 단어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적성이라는 것이 무엇일까.. 오랫동안 디자인을 해 온 나는 "적성"에 잘 맞는 것일까?라는 생각을 새삼해 봤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막연하게 디자인하는 것을 동경했고, 그냥 당연하게 이 길을 걷게 되었지만 엄청나게 적성에 잘 맞는다고 생각한 적은 별로 없습니다. 그냥 내가 하고 싶다고 생각을 했고, 그 일을 잘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을 뿐입니다. 물론 나 역시 힘든 일도 많았고, 기껏 프로젝트를 모두 수행했는데, 돈 한 푼 받지 못하고 끝난 일도 있습니다. 이렇게 나의 능력을 의심하게 만드는 좌절되는 순간도 많이 있었습니다. 이 순간, 나 역시 "이 일을 계속해도 괜찮을까?"라고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대안이 없었기에 그리고 어느 순간 그 일을 극복하게 되었기에 긴 시간 일을 할 수 있었습니다.


디자인을 그만두기로 한 사람 중에는 정말 적성에 맞지 않는 사람이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적성이 맞지 않는다"는 명목 아래 문제 해결에 소극적이지 않는지, 깊이 있게 생각을 해봐야 합니다. 적성에 맞다 안 맞다. 역시 주관적으로 개인이 판단할 몫입니다. 하지만 쉽게 도전하고 쉽게 포기하고.. 이것들이 반복되어 너무 긴 시간을 적성만 찾고, 아무 일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어떤 일이든 밖에서 보는 것과는 다른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 일들마저도 내가 당연히 극복하고 가야 할 것이라고 생각을 하고 담담하게 하나씩 문제를 해결하다 보면 그 일이 나에게 잘 맞는 "천직"이라는 것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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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log.naver.com/inmayde/223114659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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