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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인서 Jan 02. 2019

[QnA] 디자이너가 되려면 정규대학을 나와야 하나요?

2019년 첫 글을 작성합니다. 작년에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좀 더 많은 글들을 쓰려고 노력을 했는데, 회사일과 개인적인 외부활동이 많아서, 자꾸 미루게 되네요. 올해는 조금 더 집중해서 글을 쓰도록 하겠습니다. 

:D


작년 말 즈음에 한 학생이 제게 질문을 남긴 내용이 있어서, 답을 드리려고 합니다. 현재 자신이 다니고 있는 대학이 나중에 취업이나 디자이너로 활동하는데 도움이 될지, 아니면 편입이나 재수를 통해서 학교를 다시 가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가진 학생들이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정규대학 입학에 대한 글이니, 대학 입학에 대해서 고민이 되는 분들은 참고하길 바랍니다. 



한 학생의 질문 내용입니다. 


고등학교 때 어찌어찌하여 정규대학에 입학하지 못하고, 사회교육원 같은 곳에서 디자인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현재 공부하고 있는 곳이 취업률도 높은 것 같고, 공모전에서 많은 수상을 했기에 나중에 취업에 도움이 될 거 같아서 입학을 했습니다. 하지만 정규 대학이 아니다 보니, 자꾸 걱정이 됩니다. 방학 중에 재수를 다시 하는 것이 좋을지 여러 가지 답답합니다. 재수를 다시 하게 된다면 부모님께 너무 죄송한 마음이 듭니다.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지금부터는 제 생각입니다.


나는 학력에 대해서 크게 색안경을 끼고 사람을 바라보지 않으려고 하는 사람 중에 한 명입니다. 내가 경험한 사람들을 보면서 무조건 학력이 좋다고 해서 뛰어난 능력을 갖추지도 않았고, 대학이 별로 좋지 못하다고 해서 그 사람의 능력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저는 정규대학은 졸업을 해야지 성장할 기회는 얻을 수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요즘은 정규대학이 아니더라도 학사학위를 주는 기관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학사학위가 아니라, 정규대학에서 대학 커리큘럼을 잘 밟았는가의 여부라고 생각을 합니다.


대학교육만이 무조건 좋다는 의미가 아니라, 기타 등등의 차선책으로 얻은 결과는 결국 자신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많이 있는 점이 우려가 됩니다. 대학의 커리큘럼이 엉망인 학교도 많고, 한 반에 많은 학생들이 모여서 실기수업이 진행되는 것을 경험하면서 대학교육의 한계점을 많이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정규대학을 졸업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학을 졸업한 학생들 그리고 현재 재학 중인 학생들 다수가 제게 학교에서 제대로 배우는 게 없는 것 같다는 말을 많이 합니다. 물론 동감합니다. 저도 예전에 대학을 다닐 때 별로 배우는 것이 없이 시간만 때우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특히 실무를 처음 접했을 때, 학교에서 공부한 것과 실무가 너무 다르다는 것을 알고 대체 4년간 나는 뭘 했나..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으니까요.


하지만, 그래도 정규대학의 필요성에 대해서 많이 이야기를 합니다. 

대학에서 공부하는 것이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사고의 폭을 넓혀준다고 믿습니다. 만약 내가 대학을 나오지 않고 학원에서 디자인을 공부했다면 사고의 폭이 그만큼 넓어지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내 능력의 포텐셜이 더 커지는 기회를 얻기 힘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어른들이 흔히 하는 말대로 대학이라도 나와야지.. 그다음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대학교육에 대해서 의문을 품고 있는 어린 친구들이 많이 있습니다. 대학을 나오지 않고도 성공한 사람들이 많이 있는데, 왜 하필 가야 하냐고 묻는다면 

저는 이렇게 답하고 싶습니다. 만약 학교를 다니지 않고도 자신의 시간관리를 잘하고, 천재적으로 디자인을 잘한다면 가지 않아도 되지만, 보통의 사람이라면 남들이 가지고 있는 대학 졸업장은 한 장 있어야지 불합리한 일을 덜 겪고 살 수 있다고요.


물론 대학을 나오지 않고 성공한 사람들의 신화 같은 이야기들은 우리 주변에 많이 있습니다. 많은 학생들은 그들이 그 편견을 깨느라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에 대해서 주목하기보다는 대학을 나오지 않고도 성공한 사람이 있으니. 나도 그렇게 해도 되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을 많이 합니다. 하지만 실제 그들의 신화적인 스토리에는 편견을 깨기 위해서 그들이 몸으로 부딪힌 수많은 스토리가 함께 하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질문자께서는 대학을 이제 입학했다고 하니, 대략 스무 살 초반으로 예상됩니다. 스무 살 초반이라면 대학을 새로 입학하는 것은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지금이라도 정신 차리고, 수능 공부부터 실기시험까지 최선을 다해서 준비하길 바랍니다. 그래서 자신이 갈 수 있는 가장 좋은 학교를 갈 수 있도록 하세요.


부모님께 죄송한 마음이 있다면 더 이상 부모님을 실망시켜드리지 않으면 됩니다. 신이 인간을 부모로 만든 것은 자신의 뜻대로 되는 일이 없음을 깨닫게 하기 위해서라는 말이 있습니다. 자식은 원래 부모의 마음을 다 헤아리기 힘듭니다. 지금까지 부모님 뜻대로 살지 못해서 실망만 안겨드렸다면 지금부터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하는 자식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면 됩니다. 앞으로 변화된 모습으로 최선을 다한다면 부모님은 지금까지 실망한 것들은 모두 잊으실 것입니다.



좋은 대학을 나오면 성공한다.라는 말이 100%로 맞지는 않습니다. 수능 한번 본 것으로 인생이 한 번에 결정될 정도로 인생이 단순하게 흐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기회는 조금 더 많이 얻을 수 있습니다. 그 조금 더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뭐 그렇게 중요할까..라고 쉽게 생각할 수 있지만,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면접 한번 더 보러 오라는 말과 누군가의 추천은 매우 소중한 기회입니다.


질문자 분은 아직 많이 어립니다. 그냥 다시 시작하세요. 대신 또다시 실패를 해서는 안됩니다. 이제는 정말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정식으로 수능도 다시 보고, 실기시험도 준비해서 자신의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선택을 하길 바랍니다. 인생에서 때로는 차선을 선택하기도 하지만, 최선의 노력을 통해 최고의 선택을 해본 경험을 가지고 있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아직 나이가 어리니 다시 돌아갈 기회는 충분히 있습니다.


대학에 입학을 하게 되더라도 열심히 공부를 해야지 본인이 원하는 디자이너가 될 수 있습니다. 좋은 대학을 갔다고 해서 목표를 모두 이룬 것은 아닙니다. 학교는 학교이고 그것은 그냥 과정일 뿐입니다. 대학에 가서 다시 열심히 공부하지 않으면 또 지금처럼 고민하는 순간이 생길 것입니다.


갈팡질팡하는 이런 시간을 더 이상 만들지 않길 바랍니다. 




참고로 현재 교육기관이나 학교에서 오픈하고 있는 취업률은 너무 신뢰하지 않길 바랍니다. 신뢰할만한 데이터도 아닐뿐더러 실제 일자리의 질이 그렇게 좋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공모전 수상이 많은 곳이라서 취업이 잘 될 거 같다고 생각한다는데, 공모전의 경우도 공신력이 떨어지는 곳의 경우, 상장 나눠주기 식으로 운영되는 곳이 많습니다. 공신력 있는 유명 공모전을 제외하고 취업에 큰 도움이 되지 않으니 공모전 수상을 너무 믿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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