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저가 시장에 인공지능이 온다.
몇 년 전부터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단어 중에 하나가 인공지능이다. 광고나 기사, 심지어는 예능에서조차도 인공지능을 이야기하고 있으니, 현재 가장 관심있게 떠오르는 키워드는 단연 인공지능일 것이다.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결을 통해 우리나라에서는 인공지능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인간과 컴퓨터의 대결, 세기의 대결이라는 핫이슈를 통해 인간을 대신할 인공지능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특정 직업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기사들과 토론이 이어지면서 특정 직업군에서는 논쟁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지난 역사를 돌아 보면, 산업혁명이 시작되면서 특정 직업군이 사라지고, 또 새로운 직업이 떠오르기 시작하는 것은 반복되어 왔다. 나는 내가 종사하는 디자인이라는 직종을 감히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없을 것이라는 확신과 함께 타 직종이 사라지거나 새로운 직업이 생겨나는 것에 대해서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을 했다.
단순 반복적인 일이나 다수의 데이터 수집을 통해서 어떠한 결론에 도달하는 업무를 하는 직종에서는 인공지능이 그 업무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에 나 역시 동의한다. 이때까지만 해도 나는 인공지능이 디자이너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보지 못했다. 디자인일이라면 당연히 창의적인 업무라고 생각을 하는데.. 인간의 고유영역인 창의적인 일을 인공지능이 대신할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나의 이런 생각은 너무 쉽게 벗어나 버렸다. 구글에서 만든 딥드림은 예술가만이 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예술적인 영역까지도 쉽게 만들어냈으며 심지어 경매에서 고가로 낙찰되었다는 소식까지 전해 들을 수 있었다. 인간의 고유영역인 창작의 일까지 인공지능이 쉽게 해낼 수 있음을 작곡이나 특정 아트웍 작업을 통해 확인을 할 수 있다.
물론, 현대미술이라는 예술의 특수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특정 그림의 화풍을 그대로 따라 하거나 하는 등의 뛰어난 예술성을 보여주고 있지는 않지만,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에 대한 도전을 통해 예술성에 대한 개념이 새롭게 변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디자인업계에도 인공지능을 이용한 디자인이 다양하게 시도가 되고 있다. 해외 기업을 비롯해서 우리나라 스타트업 기업에서도 인공지능을 이용하여 로고 디자인을 저렴하게 제공하는 서비스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스몰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사업주에게 디자인 이용의 장벽을 낮추겠다는 의도는 분명 긍정적으로 작용을 한다.
아무리 최소한의 리소스를 투입한다고 하더라도 디자이너가 2박 3일을 꼬박 리서치를 하고 아이디어를 정리하고 로고의 형태며 타입 페이스를 정리해야 완성할 수 있는 디자인 결과물을 버튼 몇 번 클릭만으로 내가 원하는 로고의 시안을 볼 수 있다. 이는 사용자 입장에서는 분명 환영할만한 일이다. 게다가 비용까지 저렴해서 10만 원 이하의 금액으로 로고 디자인의 시안을 내 마음대로 체크해서 볼 수 있다는 것은 많은 디자인비용을 사용할 수 없는 사용자 입장에서는 비용을 아낄 수 있으니 매우 좋은 서비스이다.
하지만 디자이너의 입장에서 이 서비스를 바라보는 시각은 그리 긍정적으로만 바라보기는 어렵다. 아마도 내 글을 읽는 많은 디자이너들은 그렇다면 디자인은 앞으로 전망이 없는 것일까.. 혹시 디자이너가 인공지능에 의해 모두 사라지는 것은 아닐지 여러가지 혼란스러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디자이너들도 모두 모여 이런 서비스를 진행하지 못하도록 법을 개정해야 한다며 국회 앞에서 시위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앞으로 디자인 업계는 어떻게 변화하게 될지 고민을 해볼 필요는 있다.
많은 사람들이 디자인은 창의적인 일이라고 생각을 하지만, 실제 그렇지 않은 단순 반복적인 업무를 하는 디자이너가 더 많다. 업계에서는 포토샵이나 일러스트 등의 그래픽 툴을 이용해서 반복적으로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일을 하는 것도 디자이너의 영역으로 보고 있다. 그리고 많은 디자인 종사자들 중에는 포토샵이나 일러스트 등을 이용해서 단순 그래픽 물을 생산해내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 아주 많다.
패턴화 된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일이 많을수록 디자인 저가 시장에 포진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크리에이티브 워크보다 오퍼레이팅에 집중된 업무를 하고 있다.
현재 디자인 업계에는 저렴하게 디자인을 제공하는 서비스가 다양하게 운영 중이다. 특정 포맷에 맞춰서 넣는 방식으로 이용할 수 있는 웹사이트를 만드는 서비스부터, 저렴한 가격에 로고 디자인이나 편집물을 받아 볼 수 있는 서비스가 다양하게 있다. 그리고 저렴한 비용으로 수많은 디자이너의 시안을 받아볼 수 있는 플랫폼까지... 이제 소규모 사업자들이 디자인 서비스를 저렴하게 제공받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되지 않았다.
인공지능이 제공하는 디자인은 버튼 몇 번만 누르면 10만 원 이하의 금액에 다양한 시안을 한눈에 볼 수도 있으며 간단하게 컬러나 레이아웃, 폰트 등을 바꿔서 비교해서 볼 수 있다. 말 그대로 의뢰자가 직접 버튼을 눌러 디자인을 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자신이 원하는 만큼 이렇게 저렇게 만들 수 있는 로고는 디자이너에게 의뢰해서 수정을 시키는 것보다 더 만족을 줄 것이다.
인공지능에 의해 가장 먼저 변화를 겪게 되는 시장은 디자인 저가시장에 포진된 영역이다. 이는 포토샵이나 일러스트 등의 그래픽 툴을 이용해서 반복적인 결과물을 생산해내는 역할인데, 특정 포맷이나 가이드라인에 맞춰서 텍스트나 컬러, 이미지를 간단히 그려내는 역할 등을 대신할 수 있다. 현재 오퍼레이팅 작업이 주를 이루는 디자인 영역은 이제 더 쉽고 빠르게 작업물을 만들어내는 인공지능에 의해 자동으로 교체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브랜드 디자인을 공부하러 온 학생들에게 인공지능이 대신해주는 로고 디자인 서비스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사회진출을 막 시작하려고 하는 디자이너 입장에서 내 일자리가 인공지능에 뺏기게 되는 것은 아닌지, 예상대로 걱정스러운 반응이 다수였다.
인공지능이 디자이너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다고 하는데, 디자인은 전망이 없으니, 그만두어야 하는 것일까? 디자이너의 영역이 어디까지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수 있을까?
디자이너의 업무 영역을 따져본다면, 리서치, 아이데이션, 기획, 스케치, 시안 디자인, 완성도 올리기, 양산 이 정도로 나눌 수가 있다.
사실, 우리가 사용하는 adobe 그래픽 툴은 점점 진화하여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편해졌다. 최근 공부를 시작한 학생들은 이해하기 힘든 이야기겠지만, 적어도 15년 이상 전부터 adobe의 그래픽 툴을 사용해 본 경험을 본다면 편리성이 매우 개선이 되었으며 앞으로 더 쉽고 편하게 아트웍을 만들 수 있도록 개선될 것이다.
그래서 나는 컴퓨터 툴을 다루는 능력을 입증하는 자격증의 무용론을 늘 이야기한다. 디자이너가 아닌 일반인들조차도 쉽게 다룰 수 있을 정도로 쉽고 편하게 진화하고 있는 것이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그래픽 툴이다. 그러니 그래픽 툴을 다루는 것이 디자이너의 고유영역이라고 생각을 해서는 앞으로는 더욱 곤란해진다.
디자이너의 리서치가 간단해진 것은 웹과 모바일 서비스의 확대, 그리고 다양한 디자인 플랫폼의 확산 덕분이다. 과거 웹에 디자인 자료가 보편화되지 않았던 시절을 떠올리면 좋은 디자인이 담겨 있는 디자인 서적이나, 디자인 관련 매거진을 정기구독을 하지 않는다면 선행 디자인을 찾기가 참 어려웠다.
이후 다양한 디자인 플랫폼이 생겨났고, 디자인 오픈소스의 대중화, 그리고 여러 디자인을 한 번에 검색할 수 있는 핀터레스트의 등장을 들 수 있다. 아마 인공지능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닐까 생각을 한다. 관련된 다양한 이미지들을 수집해서 원하는 결과에 가장 가까운 그림을 만들어 내는 일이다.
핀터레스트에 logo라고 검색을 해보자. 다양한 종류의 logo 디자인이 등장하는데, 템플릿으로 쓸 수 있는 다양한 오픈소스들이 제공되고 있다. 어느 곳에서나 그냥 사용해도 그럭저럭 맞을 법한 그림들이 다양하게 제공되어 있으니, 이런 것들을 수집해서 인공지능은 1분 만에 디자인 시안을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디자인 저가 시장에 포진되어 있는 디자이너들의 작업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핀터레스트 안에서 유행하는 이미지나 그림들, 혹은 로고 디자인 등이 반복해서 등장하는 것 역시, 검색을 통해 다양하게 등장하는 이미지에 맞춰 그 회사나 브랜드의 이름만 바꿔 넣는 식, 혹은 형태를 일러스트로 옮겨 그려 결과물을 완성해내는 방식이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대신할 수 없는 영역은 우리가 예상한 것처럼 creative intelligence, social intelligence, perception and manipulation의 3가지 영역은 향후 10-20년간 대체하기 어려운 업무로 분류되었다고 한다. 디자이너의 고유영역이라고 생각한 크리에이티브 영역이 더 중요하게 부각되는 시점이다. 브랜드에 대한 스터디를 통해 브랜드 고유의 성격이나 목표를 정하고, 디자인 언어를 정리하는 영역은 디자이너 고유의 영역이 될 수 있다.
물론 리서치의 방법이 앞으로 더 편리해지고, 수많은 자료들을 검색해서 우리가 자료를 접하는데는 더 짧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정리된 아이디어를 시각화하는데도 더 쉽게 작업을 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마치 컴퓨터 그래픽이 보편화되기 이전에 손으로 에어브러시를 뿌려서 그림을 만들었기에 시안 하나를 확인하는데 며칠이 걸렸지만 컴퓨터의 등장으로 빠른 시간 내에 많은 디자인 시안을 확인하고 베스트 안을 뽑아낼 수 있었던 것과 같이.. 그래픽 툴은 더 진화할 것이고, 우리가 완성해낼 수 있는 결과물은 더 좋아질 수 있을 것이다.
인공지능이 디자이너의 모든 영역을 대신할 수는 없다. 앞서 이야기를 했지만, 디자이너의 창의적인 부분이나 아이덴티티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잡는 설계 부분에서는 디자이너의 역할이 더욱 빛을 발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디자이너의 단순 반복 작업을 대체할 수 있는 수단이 생기면서 디자이너는 더 깊이 있게 사고할 수 있는 시간이 생길 것이며 수많은 자료들을 더 쉽고 빠르게 접할 수 있기에 이를 바탕으로 더 좋은 디자인을 많이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생길 것으로 생각한다.
다만, 디자인 업계에 종사하는 단순 반복적인 업무나 오퍼레이팅 작업을 주로 하는 디자이너의 설 자리는 사라질 것으로 본다. 기존 설계된 디자인 가이드라인 영역 안에서 포토샵이나 일러스트를 통해 그림을 완성하는 작업을 주로 하는 업무라면 아마도 인공지능이 더 빠르게 이 영역을 대신할 것으로 본다.
이런 디자인 저가 시장에도 디자이너 대신에 더 저렴하게 자동화 시스템으로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인공지능이 만들어 내는 로고디자인이나 디자인의 형식은 관련 디자인 자료를 모아서 학습하고 주제에 맞는 가장 적절한 디자인을 제안한다. 이런 결과물을 보면, 디자이너의 입장에서는 완성도가 높지 않고, 브랜드 고유의 특성을 표현하기에는 여러가지 한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분명한 점이다. 하지만, 모든 디자인 의뢰자들이 많은 비용을 투자하여 디자인을 개발하지 않는 것처럼, 분명 저렴한 가격에 회사의 로고하나 정도 만들어 내는 것에는 적당하다.
그렇다면 디자이너의 미래 모습은 어떻게 변화할까? 오픈소스가 많아지고, 정보를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기에 비슷한 유사 디자인이 많아지고 있다. 아마도 인공지능이 디자인한 결과물들은 이런 현상을 더욱 가속화 시킬 것으로 예상한다.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데 많은 시간이 들지 않는다면, 자료를 수집하는것이 지금보다 훨씬 더 쉬워진다면, 디자이너는 더 깊이 있게 사고하고 디자인 가이드를 최초로 설계하는 설계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어떤 이는 인공지능이 디자인을 대체할 수 있으니, 디자이너도 모두 사라지는 것이 아니냐고 우려섞인 이야기를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앞으로 정말 디자인을 하는 디자이너만이 디자인 업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디자이너의 영역이 창의적인 설계하는 영역과 단순 반복적인 작업 부분이 있다면 인공지능은 우리가 지겨워하는 단순반복적인 작업을 대신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만약 지금 당신이 정말 디자인을 하지 않는 디자이너라면 현재의 인공지능의 디자인 작업이 위기로 다가오겠지만, 깊이 사고하고, 디자인의 최초 설계자의 입장이라면 인공지능이 디자이너를 대신할 수 없을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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