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아무 내용도 없다. 감정표현 뿐
떨리고 먹먹해지는 밤.
정말 신중하고 싶을 때에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행여나 입밖으로 내었다가 망치기라도 할 까봐 조용하게 스스로를 다독이면서 괜찮아, 다 잘 되겠지, 그동안 그래왔던 것처럼. 이게 아니라면 또 다른 것이 있을 것이고 미래에는 다 그때 생겼던 일이 그래서 생겼었구나 하고 안도할 날이 올거라는 것을 아는데.
지금은 단지 지금 한 순간이 이렇게 간절하고 휘청거리고. 인터뷰 사실 보니까 별 거 아니더만. 나와 다른 사람을 만나서 인터뷰를 하면 그거야말로 정말 질문을 하고 답하는 느낌의 인터뷰가 진행이 되지만 나같은 사람을 만나면 편하게 대화하듯이 진행할 수 있고, 하고싶은 말이 나오고 주장하고 싶었던 것을 주장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가 정말 맞는다고 믿고, 심지어 내가 그렇게 느낀다면 분명 상대도 그렇게 느껴주고 있지 않을까. 왜냐면 통한다는 생각을 했으니까... 우리는 일을 같이 하게되면 정말 잘 맞을 거예요. 왜냐면 우리는 비슷한 사람이니까.해외로 나온 사람들이니까. 나라가 비슷하니까와 같은 여러가지. 판도로에서 알렉스와 인터뷰할 때도 그랬고. 딱 마주쳐서 대화 몇 마디 나눠보면 대충 알잖아요 아 너는 나랑 같은 부류의 사람이구나 같은.
분명 그런 인터뷰는, 내가 이 일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서 다른 곳의 일을 찾아야 할 경우, 인터뷰를 또 볼 것이고, 또 그런 인터뷰가 생기겠지마는. 그냥 생각에는 그 인터뷰를 보기 전까지의 떨림. 잠 못 이루고, 인터뷰를 보는 꿈을 꾸고, 망치는 꿈을 꾸고 상상을 하고, 당일에는 아침 일찍 일어나서 질문을 받았는데 머릿속이 백지가 되어버리면 어떡하지. 그리고 그때의 긴장감, 떨림, 기대와 기대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압박감 같은 것이 그대로 기억이 나서. 정말 그런 경험은 가능한 한 적게 했으면 좋겠는데. 뭐 이런 생각이 든다. 그냥 이런 생각의 되감기, 또 되감기
개럿에게 계속 이야기해봤자 내가 이렇게 24시간 내내 미미하게 긴장하고 있다는 걸 이해할지 모르겠다. 늘 긴장한 표정을 보이고 왜 그래? 무슨 일이야? 하고 물으면, 무슨 일이냐니...내가 왜 긴장하고 있겠나. 이유는 하나밖에 없지 않겠어? 뭐 그런 느낌으로 쳐다보면 에이 설마, 지금도 그 생각을 계속 하고 있는거야? 정말로? 이런 느낌이라.
차라리 제대로 맞지라도 않았으면, 실수라도 했다면, 혹시 내가 말실수를 한 게 있나. 나를 떨어뜨릴 만한 이유가 있나. 나라면 일찍 연락을 줄 텐데. 왜 연락이 안 오지. 최대한 신경쓰지 않으려고 몸도 바쁘게 움직이고(뭐 잘 안 된다마는ㅋㅋㅋㅋㅋㅋ)
괜히 미리 블로그에 이야기했나 싶다. 사람들이 응원하고, 나를 위해서 더 기대도 해 주고, 부러워요- 잘 됐으면 좋겠어요. 저도 영국에서 디자인 일을 구하고 싶은데 뭐 이런 이야기를 보면서, 내가 인터뷰가 끝났다는 안도감에 너무 섣부르게 이야기를 꺼냈나. 이제는 정말 잘되야 하는 길밖에 없는데. 내 블로그를 읽는 사람들은 뭔가의 기대감에 차 있는 것 같은데. 내가 이 이야기를 해피엔딩으로 끝내지 않으면 안 되는데(나를 위해서도^^^) 내 손에 그 결정권이 쥐어져있지 않다는 것이 슬프다. 뉴질랜드에서 시니어 디자이너하고 인터뷰를 봤을 때에는 스카이프 인터뷰라 끝나고 인터뷰 고마웠다고 메일이라도 보냈는데 이번 인터뷰는 얼마나 자신있게 걸어 나왔던지 그런 격식을 차릴 생각도 안 했더랜다.
입을 최대한 나불거리지 않고. 너무 많은 사람들이 들어버리면 내 간절함이 무색해질 수 있으니까. 그래도 좋은 소식만 전달하는 게 제일 좋지 않겠나. 안되었으면 안 되었을 때, 되었으면 되었을 때 소식을 전할 수도 있었는데. 내가 너무 성급했나... 뭐 그런 이야기를 머릿속에서만 빙글-빙글-돌리고 있는데.
그냥 정말 어쩌다가 입에서 흘러나와서 유투브에서 찾아봐야지. 하고 노래를 듣는데 더 먹먹-_-
어차피 지나갈 감정인 데다, 이러쿵 저러쿵 해도 인터뷰는 잘 봤다고 생각하고.... 결과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함.이 순간은 시간이 다 해결해 주겠지, 시간이 지나가면 되겠지. 하고 생각하면 되고 사실이 그렇다. 시간이 지나면 기억도 다 잊어버리게 되더라마는. 오늘의 이야기를 적기 위해 블로그를 펼쳤는데 애써 밝게 글을 적어보려고 해도 적히지가 않더라. 그래서 정말 오랜만에 브런치를 열어서 글을 적다보니 노래를 한 다섯 번 정도 재생하니 글을 후루룩 이만큼(?) 써 버렸다. (뭐 적고 보니 많은가? 싶은데 그것도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이 그저 지나갈 감정을 어디엔가 기록을 해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에 기록해 놓겠습니다
~양치하러 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