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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디에나 있는 리 Mar 29. 2017

해외취업: 주니어 디자이너 2차 인터뷰 후기

디자인 에이전쉬.

잊어버리기 전에 얼른 써놓고자 함. 

금요일 오후 4시에 인터뷰를 보고 왔는데, 당시에는 왜 금요일 오후 4시죠... 펍에라도 가서 한잔하며 나누는 캐주얼한 대화를 하는건가요....이런식으로 검색을 하고 막 그랬는데 가보니 그냥 '다른 사람과 하는 1차 인터뷰' 같은 거였다! 




다른 글에서도 적어 놓았듯이 인터뷰의 예상 질문과 답변들을 정리해서 외우고 생각해 보고 더 좋은게 떠오르면 그걸로 바꾸고 하는 그런 시간들을 가졌다. 꼭 인터뷰를 꼭 그런 식으로만 본다고 생각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일단 인터넷에 떠도는 질문들과 답변을 정리해보고 있다 보면 내가 정말 '왜'여기에 지원하는지, 내가 정말 '적격인 사람'인지, '나'는 정말 어떤 사람인지(?)와 같은 것에 대한 답변을 얻게 되는듯 함. 

1차 인터뷰에서는 두 명의 디자인 디렉터와 오피스 안에 있는 한 룸(?)에 들어가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이력서를 이미 HR에서 미리 다 스크리닝을 했다고 생각했는지 이력서를 들고 들어오지도 않았고(...) 그냥 그래 자 뭘 가지고 있는지 보여줘! (=포트폴리오를 보면서 이야기하자!) 이런 느낌으로 시작했다. 


리셉션에 인터뷰를 하러 왔다고 말하고 멋진 로비에 앉아 있는데, 어떤 사람이 강아지 산책을 마치고(..) 회사로 들어오는데 리셉셔니스트가 나를 가리키고 오 왔어? 라며 나에게 다가오십니다....네... 강아지를 회사에 데리고 오신 이 분이 오늘 나와 인터뷰를 할 디자인 디렉터 분이십니다. 


정말이지 오픈되고 매력적인 디자인 에이전시라고 생각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게다가 강아지라니. 이거야말로 제대로 된 아이스 브레이커(...)


이 분(M) 은 이미 내가 1차 인터뷰를 하면서 만났던 두 디자인 디렉터에게서 나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고, 그래 그 두 명이 당신 포트폴리오가 장난 아니라고 전해 들었다고. 아이고. 하이 프레셬....ㅋㅋㅋㅋ.......ㅋ..


다행이 내가 인턴으로 일했던 곳-모노클-을 아는 사람들이었고, 내가 인턴으로 일하면서 포폴로 준비해 온, 함께 일했던 곳을 거의 모두 알고 있어서 그런지 이야기가 더 수월했다. 샘플도 하나씩 들고 가서 만지면서 또 아이패드에 들고 간 포폴을 보여주며 이야기를 하니 또 뭔가 더 역동적인(?)인터뷰가 되었던 듯.


처음에는 일단 앉아서 경력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 어디에서 인턴으로 있었다고 하던데요? 라는 질문으로 시작해서 난 내 질문답변에서 준비했던 '전에 직장에 대해 설명하기'를 시전했다(..) 포트폴리오를 보여주고- 질문을 중간중간 던지고 - 포폴 하나를 보고 나서 그에 대한 전체적인 질문을 받고, 또 다음 포폴로 넘어가는 그런 과정을 거쳤다. 준비해 간 포트폴리오를 전부 보여주었고 그 이후에는 '우리 회사가 뭐하는 곳인지 대충 이야기 들었어요?' 라는 질문, 그리고 바로 연결된 질문으로 '이 회사에서 어떤 일을 하고 싶어요?',  '뭘 하고 싶어요?'.


나는 아주 예전부터, 심지어 고등학교 때부터(..) 장래희망을 '복합 디자이너' 라고 적었었는데(그래서 내 블로그 옛날옛적 이름이 '복합 디자이너의 복합 블로그'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이 주니어 디자이너 롤은, 브랜드 & 커뮤니케이션 분야로, 정말 정말 다양한 일을 경험하게 될 거라고 했다. 이번주에는 웹사이트를 만들고 다음주에는 사진을 촬영하러 포토 스튜디오에 가 있을 거라며. 그야말로 '두루두루' 할 수 있는 사람을 찾고 있다고. 그러고 나서 내 이력서를 딱 봤는데(이때 알았다. 이력서를 보긴 하는군요 -.,-) 내가 해왔던 것들이 정말 이 포지션에 딱! 맞는다고. 그 말을 듣는데 뭔가 엄청나게 많은 것들이 물살을 타고 지나갔다. 공업디자인을 전공하며 어떻게든 폭넓은 많은 것들을 배우고 건드려 보고 싶어서 배웠던 무수한 것들(마케팅 부전공이 가능할 정도로 수업을 많이 들었고), 건축,수학,과학,경제,비즈니스...남는 학점들을 꽉 채워서 이것저것. 뭔가와 내 전공과 연결시킬 고리가 없을까 하고 찾아헤매었던 나날들(...) 대학교를 다니며 했던 다양한 파트타임 디자인 아르바이트. 웹 디자이너, 그래픽 디자이너, 그리고 또 학교 다니면서 대회에 무수히 출품했지만 싸그리 깨-끗하게 낙방하고 나서 4학년 막학기에 찾아온 D2B 디자인 페어 은상 ㅋㅋㅋㅋㅋ 그걸로 로열티 계약도 하고 제품도 만들고. 

그러고 나서 모노클에서 일하면서 위층의 디자인 에이전시에 인턴을 해보고 싶다고 당시 가지고 있던 포폴을 모아서 들고 갔었는데(지금 생각하면 좀 안일하게 가긴 했었다) 뭔가 두루두루 많이 해본 것 같긴 한데, 뭐 하나 콕 집어서 발전시키고자 하는 게 있는지 모르겠고, 포폴이 또한 내가 하고싶다-고 이야기했던 것과는 달리 그다지 주장이 뚜렷하지가 않다고 하시며 덧붙였던 말이, '이것저것 두루두루 하는 사람은 필요없다' 라는 말이었다. 


그 이후 여기에 인터뷰를 보러 오기까지는 12월부터 약 3개월 이상의 시간이 흘렀고, 뭔가 나는 돌고 돌아 이곳에 인터뷰를 하러 와서, '우리는 이것저것 다 하고싶어하고 할 줄 아는 사람이 필요해요' 라는 말을 들으니 뭔가 이게 또 뭔가. 정말 세상은 넓고 답은 없구나 하는 생각이 후루룩 스쳐 지나갓다. 


아무튼 그 이후에, 어디에 살고 있는지(런던에 살고 있는지?), 비자만료는 언제인지와 같은 간단한 질문들을 더 물어보았고, 앞의 두명이 피드백을 보냈고, 자기도 HR에 피드백을 보낼 거라고 했다. 

나보고 인터뷰가 더 있냐고 물어보길래 내 선에서 할 인터뷰는 끝났다고 말하며(사실임), 나 말고 다른 인터뷰 할 사람들이 있냐고 물어봤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인터뷰는 나를 인터뷰하는것으로 다 끝났고, 이번주에 인터뷰는 전부 마무리를 할 거라고. 지난번과 비슷하게 3~40분 정도 인터뷰를 본 것 같다.


+


집으로 오는 버스에서 HR에서 전화가 와서 인터뷰가 어떻게 흘러갔는지, 분위기는 어땠는지, 인터뷰를 했던 디자인 디렉터는 어땠는지, 뭐가 제일 마음에 들었었는지 등등의 질문을 물었고 추가로 '거기에서 일하고 있는 당신의 모습이 보여요?(Can you imagine youself working at the office there?)' 와 같은 질문을 받았다. 또 다른 인터뷰를 보고 있는 곳이 있는지, 단계는 어느 정도나 진행이 되었는지를 묻더니 갑자기 이 회사가 얼마나 좋고(?) 직원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회사고 원하는 편의는 가능한 한 다 들어주려고 하는 좋은 회사라는 것을 강조하시었다....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세명 모두 피드백을 보냈고, 긍정적인 것 같다며, 만약에 일을 하게 된다면 일은 언제부터 시작할 수 있는지, 샐러리는 얼마정도를 받고 싶은지 등에 대해서 질문을 받았고 다음주 월요일즈음에는 대충 메일이 갈 것 같다고 마무리하고 전화를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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