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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디에나 있는 리 Mar 01. 2016

해외일기 #010316 영국 YMS 워킹홀리데이

포 이어스 익스피어리언스드 워크앤 트래블 비자홀드어.

지난 25일 금요일, 2016년 상반기의 영국 워킹홀리데이 1차 합격자 명단이 발표되었답니다. 영국의 워킹 홀리데이-라고 쉽게 부르고 있고(나부터 그렇다.) 실제로도 그렇게 부르는 것이 가장 설명하기가 쉬운 비자이긴 하지만 정식 명칭은 무슨 youth 어쩌구 입니다... 비자 자체를 쟁취하기까지의 제약이 상당히 많고 다른 워킹홀리데이보다 조건이 까다롭기는 하지만 이 영국이라는 나라에서 합법적으로 돈을 벌며 체류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아조, 아조 매력적이라고 생각함. 2년 간 체류가 가능한 비자이고, 취업에 제한도 없습니다... 어디서 지나가는 카더라의 이야기로는 영국에서 학교를 다닌 후에 나오는 취업비자가 사라지고 이 비자가 생겼다나 하더라던가 하던데, 실제로 그렇다면 이건 돈 내고 영국에서 학교를 다녀도 졸업후 취업비자가 100%나온다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건가.. 그럼 매년 천 명에게 이 비자를 주는데, 되려 한국인의 유입률이 적어지는 것이 아닌가(총체적으로) 저에겐 스윗스팟이라 고맙긴 하지만뇨. 


영화 소셜 네트워크의 한 장면. "나 피닉스 클럽에서 연락왔어(1차통과)"



저의 첫 해외일기..라기보다는 간단한 제 소개를 읽으셨다면 아시겠지만 저는 현재까지 3년 간 3번의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나라에서 나라로 쏘다니고 있는 중입니다. 호주-캐나다-뉴질랜드(중)를 하고 있는 중인데 딱히 호주를 갔을 때부터 이 모든 계획을 미리 짜놓고 움직였던 건 전혀 아니었고요.. 그냥 어쩌다 보니 여기까지 왔습니다. 서울에서 태어나 자라고 대학생활을 하면서도 끝끝내 풀리지 않았던, 왜 나는 남들처럼 살 수 없을까, 남들은 이렇게 쉽게 하는데 왜 나는 그게 안 될까, 왜 나는 이렇게 남들과 같지 못할까로 인해 자책하고 고민했던 수많은 나날을 보내고/중략/ 대학교 2학년 때 처음으로 여권을 들고 나간 해외 여행에서 평생 막혀 살았던 숨통을 딱 한번, 정말 짧고 굵게 탁 트게 되었구요, 졸업하면 맘대로 해도 된다는 부모님의 말을 듣고 졸업라인을 끊기 위해 달렸던 기억이 나네요.


호주의 워킹홀리데이 비자는 연간 제한이 없는지라 지원해서 바로 신체검사 서류를 받고, 흉부 엑스레이 한방 팡 찍으면 3일만에 비자가 나와서 그걸로 비행기 타고 슝 다녀왔구요(지금은 신체검사가 바뀌었다고 들었음), 호주에서 한국으로 귀국하고 보니 며칠 후에 캐나다 비자 신청일이더라구요. 그당시에는 캐나다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선착순으로 겟! 할 수 있는 시절이었는데(..) 저희 언니하고 저하고 같은 서버로(..) 땡 치고 동시에 지원을 했는데 언니는 튕겨져 나가고 저는 1923번을 받았습니다(2000명 선착순으로 비자를 받았음) 그러고 나서 약 3개월 뒤 출국. 캐나다에서 지금의 남자친구를 만나고 워킹홀리데이를 마치고 미국여행을 하고 나서 관광비자로 다시 들어왔을 때 뉴질랜드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지원할 수 있었고(이것도 선착순이었음)(해외에서 접수가 가능합니다: 한국사람이 해외에서 거주하면서 워홀비자를 받을 수 있는 유일한 나라임) 타이밍 좋게 귀국해서 한국에서 신체검사 받고 비자받고 출국할 수 있었됴. 인생은 타이밍... 


영국의 워킹홀리데이 비자는 제가 지원한 워킹홀리데이 비자 중 첫번째로, 무작위 추첨 방식이었습니다(...) 이것은 그야말로 내 운도 네 운도 아니여... 다행이었던 건 이 영국 워홀 비자는 해외에 체류하고 있는 사람도 한국 집 주소로 참가신청서를 제출하기만 하면 접수가 가능하였기에 대사관에서 공고가 난 직후에 모든 서류를 준비하여 한국으로 특급발송(...) 부모님께 서류봉투만 바꿔서 영국대사관으로 보내주십시오 라고 하였고... 다행이 서류는 무사히 도착하였고 

1971명의 하나로 무사히 들어갔다는 이야기. 영어성적증명서 사본(이라기보다 원본을 준비하는 것 자체=시험을 미리 보는 것)을 12월에 준비하는 것 이외에는 빠르게 준비할 수 있는 가벼운 서류들이라, 눈알 빠지게 몇번씩 체크 잘못한 것 없나 체크하고 또 체크하고 그랬었다. 


자기소개서(aka 서약서)를 작성하는 것 이외에는 체크하고 동의하는 것 정도밖에 없고 또한 무작위로 추첨이 이루어지는지라, 조금이라도 걸려들 확률을 높이기 위해 영어성적과 자기소개서, 이 두 가지의 완성도를 높이고 높여야 했을 것.... 같지만. 난 사실 되면 될 테고 안되면 안 될테지, 와 같은 생각으로 앉은 자리에서 후다닥 쓰고 제출했다. 딱히 엄청 민망하게 자소서를 작성하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엄청 뜬구름 잡는 이야기를 쓰지도 않았으니 여기에 공유하겠음. (딱히 안 할 이유도 없다)


그동안 많은 사람을 만나고 교류하며 느낀 것은, 그 어떤 이야기나 상황을 접함에도 흔들리지 않는 소신과 그 소신을 발언할 수 있는 자신감을 가져야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늘 겸손하고 남을 위하는 것이 미덕이라고 배웠던 저는 스스로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 있기를 바라며 많은 나라를 여행해 왔습니다. 지난 시간을 돌이켜보니 자신감이라는 것은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는것이 아니라, 문득 자신감 자체에 대해 생각하지 않게 되었을 때 옆에 있는것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누군가의 도움 없이, 혹은 최소한의 도움으로 작은 것부터 스스로 해결해 나갈 때의 그 느낌, 해보니 대단한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의 그 감각, 그 감각이 반복되면서 다른 것들도 근본은같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그 때가 모여 경험을 만들고, 경험이 자신감을 만든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비단 오래된 일이 아닙니다. 그리고 저는 오늘, 또 하나의 미래에 대한 계획을 시작합니다. 영국이라는역사와 전통이 깊은 나라에서 저는 더 많은, 예상치 못했던 사람들과 ‘때’를 만나 더욱 스스로에게 당당할 자신을 만나고 싶습니다. 세계의 사람들과 소통하고 인정받는 자랑스러운 사람이 되겠음을 여기에 적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렇게_쓰면_500자_됩니다. 

#이걸_읽고_뽑았을까


그리고 또 다른 합격의 당락은 영어성적인데, 사실상 원 앤 온리(..) 지원자를 가르는 기준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함.(왜냐하면, 커트라인이 있으니까요.../토익400이상이 기준임/) 뉴질랜드에서 아이엘츠 시험을 봤는데요 



이건 무슨, 수능에서 언어영역하고 영어영역은 2등급 받고 수학은 5등급 받은 것 같은 기분이여(...) 리딩이 왜 저 모양...하지만 이게 결국 나으 지표. 할말이 없다 아무튼 밴드스코어가 6.5이니 괜찮음

아무튼 이거 결과지 받아서 첨부해서 보내고 잠시 기억에서 잊고 지내다가 25일날 결과발표가 났구녀


이중에_한명이_저예요


이현*이 너무 많아서 , 얼마나 많은 이현*들이 기뻐할까 뭐 그런 생각을 잠시 했었음


그리고 여기서부터 현실적인 문제에 봉착하게 되고 머릿속은 날짜계산으로 복잡해짐



저는 뉴질랜드에 있고, 비자는 6월에 끝나고, 영국워킹홀리데이 1차~정부보증서~ 는 3월 2일부터 6월 1일까지 유효함. 그 이후에 비자와 딜을 하는건 불가ㅋ능ㅋ 그리고 영국 실제 비자를 받기 위해서는 한국의 세브란스 병원에서 결핵검사를 받은 결과지를 가지고 있어야 하고, 본인이 직접 비자센터에 방문해야 합니다. 본인이 말이죠....내 몸이. 몸이 한국에 들어가야 해.../마음만 보내면 안되고/ 


그리고 온라인으로 비자센터에 방문할 날을 정하게 되면요, 그 온라인으로 비자결제(를 하고 방문예약을 하는 날)지점부터 3개월 이내에 출국할 날짜를 지정할 수 있슴. 3월 1일 지금 당장 온라인 결제를 하게 되면요 저는 출국일을 6월 1일로 지정하는 것이 가장 멀리 볼 수 있는 기간이라는 말임. 늦게 비자 결제를 할 수록 비자시작일은 늦출 수 있지만, 자리가 다 찰 수 있음. 적당한 시기에 적당히 정하는 것이 중요


이건 뭐 100명의 남자를 만날 때 한명을 골라야 한다면 몇번째 남자를 고르는 것이 가장 적절한 선택인가를 생각하는 것과 같은 수준의 문제가 아닌가(쉽지 않다는 의미ㅋ)


그리고 결핵검사는 1주일은 기다려야 결과가 나옴. 세브란스 홈페이지에는 익일기점 3일 후에 결과를 찾아가면 된다고는 나오는데 여유있게 1주일은 잡는 것이 좋다고 함= 내 몸은 최소 비자센터에 방문하기 7일 전에는 한국에 도착해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 6월 1일 - 7일 = 6월 25일.


하지만 공휴일도 껴 있고 중간에(주말) 너무 촉박하다. 6월 1일이 마지막이니 마지막날 세금내러 은행이 바글바글한 것처럼 분명 진행은 그렇게 될 것이므로(...) 그보다는 쬐끔 일찍 귀국해야 할 것 같으다.

=신체검사를 23일날 받자. (그렇게 전화를 걸어서 23일날 결핵검사 예약을 했다) 

=23일날 신체검사를 받기 위해는 22일날에는 한국땅에 떨어져야 한다.

=비행기를 찾아본다 --- 제일 저렴한 비행기가 현재(3월 1일)기점으로 에어아시아 $4xx.(뉴질랜드달러) 근데 무슨 수하물을 아예 안 부친다는 전제. 추가하면 20킬로 당 $98.... 익스큐즈 모아?. 환승도 2번 하고 체류시간도 22시간인가 막 그렇다. 아니 그동안 공항에서 뭘 하라는 거야 대체.....

=다음 비행기는 중국비행기, 돈 좀 더 쓰면 싱가폴 에어라인을 타면 $8xx 정도가 나온다

=에어뉴질랜드. 내가 타본 이코노미 중 가장 좋았던 비행기. 여기서 아시아 프로모션을 하는데, 한국이 포함되어 있지가 않다.... 그런데 오클랜드에서 홍콩까지 $599(다포함). 홍콩에서 인천까지는 어떻게 가지 하고 홍콩-인천 편도를 검색해 보니 막 $200 나온다. 그런데 내가 비행기를 따로 구입하면, 홍콩에서 짐 찾아서 세관을 다시 통과해야 하는 것이 아닌고..... 아이고 마 귀찮다.. 비행기 연착되면 놓친것도 내잘못 아이가..


=에어뉴질랜드 한국까지 가는 비행기. 없는건 아닌데 $930 입니다. $930......... 홍콩인가 상하이인가에서 아시아나하고 코드쉐어를 해서 데려다 주긴 합니다. $600+$330....


22일날 비행기를 타려면 지금 하고 있는 일은 또 언제 그만두나... 떠나기 전에 처리해야할 일들은 어떡하나... 하이간 머릿속이 아조 복잡한데 지금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손가락을 놀려서 엉켜있는 머릿속을 글로 풀어내서 정리하는 수밖에 없슴. 비행기를 결제를 해야 집에 노티스도 주고 일하는 곳에도 노티스를 주고 필요없는 것들을 팔아치우고 할 터인데! 


벌써 시간이 이리 되었으니 저녁먹고 생각 좀 더 해보겠음. 3월 1일의 #해외일기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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