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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디에나 있는 리 Sep 01. 2021

말 많은 카카오웹툰은 왜 다크모드를 선택했을까

겉만 보고 판단하는 디자이너의 카카오웹툰에 대한 생각


저는 웹툰을 즐겨보는 사람은 아닙니다. 만화 자체를 좋아하기도 하고, 애니메이션보다는 만화책을 읽는 타입이기는 한데 묘하게 그렇습니다 네... 그래도 지하철이나 버스 통근길을 가만 들여다보면 많은 분들의 스크린에는 웹툰이 보이더라구요. 기다리는 재미도 있을 것 같고, 시간을 가볍게 보내기에도 적합한 것 같습니다.


네이버가 우선은 대중적으로 가장 웹툰을 많이 접할 수 있는 플랫폼이었던 것 같고, 그 외에도 레진코믹스와 같은 전문 플랫폼이 있지요. 카카오웹툰 (다음웹툰) 또한 네이버웹툰과는 다른 느낌으로 잘 자리를 잡았으나 네이버웹툰과는 포지션이 좀 달랐던 것 같죠. 아무튼 카카오톡은 전국민이 사용하고 있는 메신저이고, 사용자가 확보된 곳에서는 데이터로 뭘 해도 기본은 가겠죠. 카카오페이이건, 카카오택시건, 카카오쇼핑이건.... 후훟... 돈되는 건 다 해라.... 그리고 이제 카카오웹툰이 플랫폼 UI/UX를 싹 개편하고 마케팅에 돈을 막 뿌리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의 유입이 시작되었습니다...


캐시줄게 한번 봐보세용 아이유도 있잖아용


그런데 아~~ 이 개편된 UI/UX가 아주 탈탈 털리고 있습니다. 무한 스크롤에, 엄청나게 빠르고 부드럽게 구현하려고 최선을 다했지만 아무튼 (불)필요한 다양하고 자세하고 화려한 인터렉션, 움직임, 다크모드 (어두운 화면 중심) 디자인에 헷갈리는 사용성과 불안한 눈빛과 그걸 지켜보는 나...(네?)






웹툰을 상상했을 때와는 좀 다른 레이아웃이 보여 당황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동안은 음 뭐랄까. 바둑판식으로 스캔이 빠르게 되고 내가 원하는 웹툰을 찾고와 같은 기능이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뭔가 비주얼들이 막 스크린을 뒤덮었습니다. 그림들이 막 움직입니다. 머리칼들이 막 흩날립니다...


사방팔방에 불평일색이고, 비평과 비판조의 글들이 쏟아집니다. 이 UI는 이래서 별로고, 이 UX는 이래서 별로고... 다크모드를 또 섣부르게 시도했네, 생각이 짧았네, 유저테스팅 안했냐, 디자이너들 웹툰 읽는 사람들이긴 하냐...ㅋㅋㅋㅋㅋ 아이고~~



새로운 시도는 원래 기립박수도 받고, 계란도 동시에 맞습니다


늘 어떠한 양면성이 공존한다고 생각합니다. 실은, 비판하기는 너무 쉽습니다. 지금까지 해왔던 것과는 다르다 -> 다른 것은 나쁘다 라고 쉽게 생각하면 참 편합니다. 


네이버 모바일 앱이 구글과 같이 심플하게 바뀌었을 때에도 똑같았고




자라가 로고를 업데이트했을 때에도 마찬가지로 격한 비판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물론 그들의 생각이 맞거나 혹은 그렇지 않았다고 섣부르게 이야기할 수는 없습니다. 왜냐면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은 몇 안 되잖아요..(?)


새로운 것이 좀 불편하기는 합니다. 새로운 시도는 늘 욕을 먹습니다. 기존의 익숙함을 벗어나는 것은 아무래도 어색하고, 어색한 게 더 좋아졌던 그렇지 않던 간에 당연하게 생각했던 사고방식을 한번 환기시키기 때문에, 곱게 받아들이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아니 웹툰이면 기존의 웹툰처럼 밝은 바탕에 이미지 중심으로 배열만 하고 좋은 컨텐츠 가져다 놓으면 될 것을 왜 이렇게 !@#$#$%!? 바꿔서 사람을 !@#$@!@#


왜 다크모드를 썼고, 레이아웃이 이렇게 이미지 중심으로, 추천순으로 바뀌었을까요?

저는 카카오웹툰 화면을 보고 바로 떠오른 화면들이 있었는데요. 




라이브커머스의 그립 Grip, 그리고 넷플릭스 Netflix 입니다.


눼...둘다 다크모드(어두운 배경 위주) 여서 그런거 아니냐~~ 맞습니다. 맞는데요... 제가 주목하고 싶은 부분은 왜 이들이 '다크모드'를 기본 설정으로 사용했을까? 라는 점입니다. 다크모드는 눈의 피로감을 덜어주고 어쩌구저쩌구 말이 많지만 아무튼 다크모드는 콘텐츠가 정신사나울 때(...) 그곳에 집중하게 도와 줍니다. 영화 상영장에 가거나 집에서 영화를 볼 때 불을 끄고 보는 것처럼요. 뭔가에 몰입하게 도와 줍니다. 둘 다 영상 중심으로 풀어나가는 플랫폼입니다. 그런데 카카오웹툰에서 다크모드를 사용했다? 




웹툰의 영상화

소설원작, 웹툰원작의 드라마나 그와 같은 컨텐츠를 보는 것은 이제 꽤 익숙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제작은 늘 웹툰 밖의 바운더리에 있었죠. 이제는 웹툰도 트레일러를 영상으로 만들고, gif를 사용합니다. 카카오웹툰은 웹툰의 애니메이션화, 혹은 동시 개봉, 혹은 드라마화된 웹툰을 보여주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너희들은 그렇게 화려하게 움직였니? 말해봐요...



웹툰이 영상화가 된 영화 / 드라마 / 혹은 게임과 같은 것들을 왜 웹툰이 시작된 곳에서 모아볼 수 없을까? 


라는 어쩌면 너무도 당연한 생각을 하지 않으세요? 원작 웹툰이 있다면 드라마 정주행 후에 그 웹툰도 보고싶은 것이 사람의 마음 아니예요?ㅎㅎㅎ 웹툰 안보고 드라마 보고, 드라마 안 보고 웹툰만 보지 않는단 말이죠. 둘 다 합니다 네... 네이버웹툰 본다고 카카오웹툰 안 보냐고요? 아니죠... 배민도 쓰고 쿠팡이츠도 쓰고 요기요도 쓰는겁니다... 


넷플릭스의 UI를 보고 다시 카카오웹툰의 UI를 보면 이게 애니메이션인지 웹툰인지 구분하기 힘듭니다. 아니...사실은 '웹툰' 이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도 쉽지 않습니다. 당연히 영상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를 다시 한번 잘 봐주세요...아직도..웹툰으로 보이나요?


웹툰의 각양각색의 제목을 저렇게 제대로 보여주었던 적이 있었나요? 드라마 시리즈나 영화 포스터 등에서나 봤을 법한 느낌입니다. 네... 확실히 영상으로 가고 있고, 바운더리를 없애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카카오웹툰을 보면서 추가로 생각해본 것들:


댓글의 진화... 라이브챗 기능


드라마 개봉 직후 3시간인가 내에 드라마를 본 사람들이 모여서 이야기하는 플랫폼이 인기라고 합니다. 라이브커머스 - 인스타라이브 등이 엄청난 성과를 얻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실시간 소통이 가능하기 때문인데요. 떨어져 있지만 한 장소에서, 정해진 시간에 약속하듯이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나와 비슷한 사람들 사이에 속해 있다는 소속감도 생기고... 덕질(?) 을 할 수 있는 좋은 장소를 제공받습니다. 웹툰은 특정 시간에 업로드가 되고, 그리고 웹툰을 읽는 사람들이 또 엄청나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코멘트죠 ㅎㅎㅎㅎ 코멘트는 과연 진화하지 않고 그대로 머물러 있을까요? 유투브와 같이 특정 위치를 언급할 수도 있을 것이고, 아무래도 그곳에서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겠죠? 


이러한 기능 역시 지금은 영상플랫폼 위주로 자리가 잡혀 있습니다. 라이브커머스를 한번이라도 경험했거나 본 분들이라면 스크롤을 내리다가 하트도 날리고 싶을거고(혹은 ㅋㅋㅋ를 날리고 싶겠죠?^^;) 재미있는 드립이 생각나면 바로 치고 사람들과 까르르 웃고 싶을 겁니다. 다음에도 또, 웹툰이 업로드되자마자 알림 받고 들어와서 바로 읽고, 소통하고, 공감하고, 반복하고 싶죠. 그렇게 카카오웹툰은 애착과 소통의 공간으로 자리잡고 싶겠죠? 네... 저라면 그렇게 만들 겁니다. 




카카오웹툰에서 사용 가능한 5천원 캐시를 드릴게요...? 원래 무료 아니었나...? 본격 유료화의 서막


캐시줄게 한번 봐보세용 아이유도 있잖아용


제 기억에는 사실 웹툰이라는 게 무...무료로 보는 거였는데..ㅋㅋㅋㅋㅋㅋㅋㅋ 언젠가부터 기다려서 무료로 보던가 vs 돈내고 미리 보던가가 도입이 되었고, 그 이후에는 몇 편 무료로 보여줄게, 앞으로는 돈 내고 봐..로 전환되었습니다.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저같은 사람들은 오잉? 웹툰보는 거 원래 무료 아니었나?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응 아니야~' 를 이야기해 주는 아주 좋은 마케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캐시를 준다고? 왜? 유료이기 때문이죠. 당연한 거 아니냐... 누가 음악을 무료로 다운받아서 듣냐...네 이런 느낌입니다




비판하기 너무 쉽죠~~


얼마나 큰 그림을 그리고 다크모드의 디자인이 탄생했는지는 모를 일입니다만, 제가 다크모드를 옵션에 올려야 할 이유가 있었다면 단연코 영상과 웹툰의 공존이 비즈니스 플랜에 그려져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당장 욕먹는 건 사실 아무것도 아니죠. 욕은 사람들이 익숙해지기 전까지만 들으면 됩니다. 언젠가 적응하면? 익숙해지면? 또 예전으로는 절대 못 돌아갑니다 ;) 바둑판 형식의, '객관적' 인 스캔이 가능했던 그 때. 추천 알고리즘이 1도 적용되지 않아서 막연한 무언가에 의존해야만 했던 그 때. 그때로 못 돌아갈 날이 분명히 옵니다. 그렇게 되면? 몇 년은 앞선 디자인이었다고 이야기가 나오겠죠? 일론 머스크도 대성공을 해야 성공한 사업가지 아니었으면...^^;ㅎ..... 말을 줄이겠습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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