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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긍정인태 Jan 04. 2022

그래도 따스한 사람이 좋다.

태시렁태시렁

감성을 조롱하는 시대다.


직접 말 하지 못한 마음을 꾹꾹 담은 글들은 오그라든다고 비웃음을 당한다. 정의를 외치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의 이전 발언들을 검색해서 이죽거리는 사람들이 많다. “당신의 가족이라고 생각 해 보세요”라 외치는 사람은 ‘니가족충’이라고 불린다. 어떤 죽음은 사회적으로 중요하지 않게 여겨지는 현실에 개탄하면 “자본주의 사회에서 당연한 것 아닌가?”라는 댓글들이 달린다.


냉소적인 시대다.



어쩌면 저들은 정말로 이성적일지도 모른다. 감정에 흔들리지 않기에 나보다는 훨씬 에너지를 아끼며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자신이 부당한 일을 당해도 대항하기 보다는 참고 조용히 오래 버틸지도 모른다. 남의 아픔에 시간낭비를 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냉철하게 자신의 이익을 잘 챙길지도 모른다. 저들은 분명 나보다 효율적으로, 덜 흔들리며 살아갈지도 모른다.



나는 그래도 따스한 사람들이 좋다.


달이 보고 싶어 야밤에 대충 옷을 걸치고 옥상으로 나가는 사람이 좋다. 영화를 보다가 눈물을 흘릴 줄 아는 사람이 좋다. 친구가 행복에 겨워할 때 함께 박수를 치며 웃을 수 있는 사람이 좋다. 타인의 깊은 절망에 손을 건네고 타인이 당한 부당함에 같이 분노하는 사람이 좋다.


그런 사람들은 분명 미련할지도 모른다. 손해를 볼 지도 모른다.



그러나 난 그런 사람들이 더 없이 사랑스럽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세상을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꾼다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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