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그리고 울리는 전화
마케터일기 002 [보도자료 그리고 울리는 전화]
보도자료를 썼다. 뭐 그래도 나름 언론사에도 몸 담았던(?) 경험 덕분에 쓰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그래도 언론 전공 아닌가! 문제는 이 다음이었다. 이걸 어떻게 보도하지?
이 전에 몸 담았던 회사들은 나름 거대한 곳들이었기에 이런 걱정은 할 필요가 없었다. (되려 그거 보도하지 말아주세요! 한 적은 있었지만) 큰 회사들은 방귀만 뀌어도 보도는 된다. 그 회사만 전담하는 기자들도 있고 한 언론사가 보도하면 알아서 따라서 써 준다. 뉴스거리가 되니까. 봉사만 가도 연탄 개수까지 보도해 준다. 허나 스타트업은 다르다. 회사 내에서 큰 변혁이 일어났다 한들 알게 뭔가? 회사 밖 사람들은 그 회사 이름도 모른다. (당연한 이야기지만)이 쪽에서 찾아가야 한다.
일단 현직 기자로 활동중인 선후배들에게 카톡을 돌렸다. 아쉽게도 산업파트나 중소기업 쪽에 몸 담고 있는 인간이 한 명도 없었지만 다행스럽게도 그들의 동지들의 연락처를 받을 수 있었다. 근데 너무 적다. 결국 가벼운 노가다를 했고 나름 주소록을 가득 채울 수 있었다.
덕분에 첫 보도자료는 제법 잘 보도되었다. 대충 15건쯤? (기사링크: http://bitly.kr/boATCOc3I) 나쁘지 않다고 할 수도 있지만 재료가 시리즈 A 투자 소식이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결과였다.
그 때부터 방송사 PD라는 사람들에게서 전화가 오기 시작한다. 아 뭐 “보도자료 하나로 세상의 관심을 끌어 모았습니다!” 이런 사기 치는 건 아니다. 그냥 내가 잘 몰랐던 시장을 알게 되었을 뿐이다. 전화를 하는 이들은 대부분 언젠가 아침에 헬스장에서 채널을 넘기며 본 그런 방송의 PD나 작가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소위 맛집, 달인, 기업 그런 것을 소개하는 방송 말이다.
그들의 제안은 우리 회사를 인터뷰하고 싶다는 말로 시작해서 결론은 “돈을 내면 방송에 내보내 주겠다”로 마무리된다. 보통 300만원 ~ 500만원. 작다면 작은 돈이고 큰 돈이라면 큰 돈이지만 요즘 같은 때에 저런 방송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라는 의문과 우리가 실제로 홍보하고 싶은 금융 서비스는 앞으로 2달 정도는 더 걸리기에 그냥 패스했다.
매체가 너무나 많아졌고 그 만큼 고민도 많아졌다.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