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한번쯤은]
"2019.10.08. 오스트라바"
프라하 여행을 마치고, 오스트라바의 일상으로 돌아왔다.
매주 화요일은 아침 8시부터 강의가 있는 날이라, 기숙사에 도착하자마자 잠에 들었다.
화요일 체코어 수업은 언제 들어도 똑같이 어렵다.
체코어가 세계에서 가장 배우기 어려운 언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전적으로 동의한다...
나름 열심히 강의를 듣긴 했지만, 내 머릿속에 저장되는 건 극히 일부라 조금 슬프긴 했다.
수업이 끝나고 J와 D와 함께 점심을 먹었다.
오스트라바에서는 주로 점심에 양식을 먹고, 저녁에 한식을 만들어 먹었다.
이날은 오래간만에 점심으로 까르보나라를 만들어서 먹었는데, 생각보다 맛있어서 놀랐다.
J가 만들어온 샐러드와 함께 점심을 해결하고, 여행 계획을 짜며 하루를 보냈다.
주말에 준수가 살고 있는 모스크바로 여행을 가기 때문에, 준비할 것이 많았다.
프라하에서 돌아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또 여행이라니? 지금 와서 보면 상당히 비현실적이다.
다음날, H형과 D와 함께 포럼에 있는 시네마 시티에 가서 '조커'를 관람했다.
영어 자막은 있을 줄 알았는데 없어서 강제 영어 듣기 평가를 진행했다.
내용의 절반 정도만 이해한 수준이었지만, 조커 영화는 상당이 재밌었다!
영화관에서 '기생충'을 상영 중인 것과 그 영화가 인기가 많은 것에 적잖이 놀랬다.
한국에서 기생충을 보고 오지 않았기 때문에, 나중에 혼자 가서 영화를 감상했다.
영화비는 7500원 정도로 역시 한국보다 저렴한 체코 물가를 느낄 수 있었다.
영화를 보고 다 같이 스타벅스에 가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셨다.
유럽에 살면서 가장 불편한 건, 스타벅스를 제외한 대부분의 카페에서는 아아를 팔지 않는다는 것.
그래서 한국의 커피맛이 그리우면, 스타벅스로 향한다.
한국과 체코의 스타벅스 커피의 가격은 차이가 많지 않지만, 텀블러의 가격은 차이가 크다.
텀블러를 좋아하는 나는 종종 텀블러를 충동구매했다.
이날도 오른쪽 텀블러를 충동구매로 15000원에 사 와서 너무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신은 나의 행복을 100% 허락하지 않았던 것인지 나의 왼쪽 텀블러를 분실하게 만들었다...
다음날, D는 H형과 다른 동생들과 함께 터키로 떠났다.
나도 내일 모스크바 여행을 가기 때문에,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아 바쁘게 하루를 보냈다.
처음에 내가 살았던 B139 방은 나와 D 말고도 다른 한국인 룸메이트가 한 명 더 있었다.
하지만, 이 날을 기점으로 트러블이 점차 생겨나가기 시작했다.
지속적으로 받고 있던 스트레스가 이날 확 터져버린 것 같다.
보통 스트레스를 받으면 기숙사 헬스장으로 사라져서 운동을 하곤 하는데,
이날은 운동을 해도 그 불쾌한 기분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여행을 망치는 게 취미인 것 같았지만, 나의 여행을 위해 참을 인 3번을 하고 하루를 마무리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