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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동무 Mar 18. 2021

13. 가을의 오스트라바

[살면서한번쯤은]


"2019.10.12. OSTRAVA"

모스크바에서부터 오스트라바로 돌아오는데 8시간이 걸렸다.

저녁 6시 정도에 오스트라바에 도착해 저녁을 먹으려고 하는데 J가 축제에 오라고 말했다.

오스트라바에서도 옥토버페스트 축제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ESN 교환학생 동아리에서 펍 크롤이라는 행사도 하고 있었다.

그래서, 라면을 빠르게 흡입한 후 Stoldoni로 향했다.

한국인팀이 1등 하려고 오스트라바 시내를 엄청 뛰어다녔다.

맥주 가게에서 맥주도 원샷하고, 보드카도 원샷하고, 거리에서 한국인 주재원 분들도 많이 만났다.

근데 왜 우리 1등 아니었을까? 아직도 의문...

펍 크롤이 끝나고, 친구들과 함께 맥주집으로 향했다.

처음으로 오스트라바 술집에서 맥주를 마신 날이다.

역시 유럽 맥주들은 정말 맛있었고, 너무 재밌는 기억을 만든 날이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술집 좀 많이 갈걸...

다음날, J와 함께 오스트라바의 최애 카페 중 하나인 '올리스'로 놀러 갔다.

케이크도 정말 맛있었고, 음료도 한국 스타일이라서 너무 좋았다.

다만... 카페 라떼는 먹으면 안 된다. 우유가 아닌 생크림을 부어주는 느낌...

오래간만에 좋은 카페를 발견해서 기분이 매우 좋았다 :)

저녁에는 혼자 밥을 해 먹으러 페니 마트로 향했다.

오스트라바는 노을이 참 아름다운 도시인데, 이날도 노을은 끝내줬다.

친구들과 놀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풀긴 했지만, 

옆에서 바로 너무 많은 스트레스를 주는 사람 때문에 머리가 너무 아팠다.

다음날, 점심 식재료를 사러가는 길에 이쁜 나무를 발견했다.

평생 살면서 한국만 가을이 이쁜 줄 알았는데, 체코가 더 아름다웠다.

여기는 낙엽이 거의 11월까지 떨어지지 않고 펴있는 게 너무 신기하다.

매일매일 맑은 날씨를 보여준 오스트라바:)

점심은 간단하게 핸드메이드 핫도그와 시리얼로 해결!

버터에 볶아서 넣은 저 어니언 샌드위치 존맛이었다.

식재료가 너무 저렴해서, 해 먹고 싶은 건 다 해 먹을 수 있었던 오스트라바 :)

요리 실력이 향상될 수밖에 없다.

J와 수업을 들은 후, 기숙사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오스트라바 시내에서부터 기숙사까지는 걸어서 30분 정도 걸리는데, 트램 타는 것보다 훨씬 좋다.

구석구석 아름다운 건물들이 숨어있는데, 이걸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더구나 미세먼지 하나 없는 맑은 날을 자주 보여주니... 걸어갈 수밖에 없잖아?

기숙사 주변에 있던 아름다운 담벼락 :)

보기만 해도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느낌이다.

이날도 옆 자리 사람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었는데, 이야기할 곳이 이어서 다행이었다.

이렇게 다시 이 시절을 돌아보니, 한 사람만 아니었어도 더 행복했을 오스트라바,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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