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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동무 Feb 21. 2021

08. 이번 주는 프라하에서

[살면서 한번쯤은]


"우산은 필요하지 않아"

오스트라바는 일주일에 반은 날씨가 좋고, 반은 날씨가 흐리다.

유럽의 날씨는 예측이 좀 어려운 면이 있는 게, 비가 오다 말다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오스트라바에 도착하고 초반에는 꼬박꼬박 우산을 챙겨 다녔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다른 유럽 사람들처럼 우산을 쓰지 않게 되었다.

왜 대머리가 많은지 알 것 같아...

체코어 수업에서 J와 강의가 끝나면 점심을 먹고 카페를 가기로 했다.

우리가 간 카페는 'CO Cafe', Stoldoni에 위치해 있다.

커피 맛이 상당히 한국과 유사해서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케이크도 맛이 준수해서, 오스트라바에서 두 번째로 좋아하는 카페다.

다만, 남자화장실 문이 한국에 돌아올 때까지 수리를 하지 않았다...?

다음 주에 준수를 만나러 모스크바로 여행을 가기 때문에, 이에 대한 계획을 세우러 갔다.

하지만, J와 나는 충동적으로 프라하 여행을 가기로 결정했다.

'너 계속 미루다가 시기를 놓치는 것보다는 이번 주에 가자.'

이 말 한마디를 듣고, 나쁘지 않은 것 같아 충동적으로 결정해버렸다.

"2019.10.06. 프라하"

10월 6일, 아침 기차를 타고 프라하로 향했다.

체코 교환학생 할인을 받아 프라하행 왕복 티켓을 4000원에 구입했다.

이날도 어김없이 체코 철도청은 30분 정도 연착을 했지만, 4시간 정도 걸려서 무사히 프라하에 도착했다.

프라하에 대해 솔직히 아는 것은 많이 없었다. 까를교 정도?

로망이 있었던 도시도 아니었기 때문에, 나에게는 그저 교환학생 가는 나라의 수도였다.

그래서 큰 기대를 가지지 않은 상태였지만, 생각보다 프라하는 너무 좋았다.

나와 J는 다른 호스텔을 잡았기 때문에, 짐을 각자 숙소에 맡기고 올드타운에서 다시 만났다.

J는 3주 정도 전에 프라하를 여행했었기 때문에, 비교적 여행을 다니기 편안했다.

우리는 올드타운에 있는 프라하의 명물 굴뚝 빵, 뜨레들로를 먹기로 결정했다.

오스트라바 포럼에서 먹은 맛과 크게 다르지는 않았지만, 가격이 크게 달랐다.

아이스크림을 넣으니 가격이 무슨 밥 한 끼 가격인데, 맛은 그냥저냥 무난했다.

이날이 체코에서 마지막으로 뜨레들로를 먹은 날이다...

뜨레들로를 먹고 난 후, 까를교로 향했다.

첫날은 날씨가 너무 흐려서, 까를교는 내일 다시 제대로 둘러보기로 하고 반대쪽으로 넘어갔다.

레논벽을 가는 길에는 다양한 행위 예술가들이 있었는데, 너무 신기했다.

어떤 원리로 지탱하는지 아직도 너무 궁금하다.

나만 신기했던 건 아니겠지?

유럽의 많은 랜드마크들은 실제로 정말 아름답지만, 오래되거나 보수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내가 프라하에 처음 방문한 시기의 존 레넌 벽이 바로 이에 해당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공사 중이었다.

비엔나에서 슈테판 대성당도 공사 중이었는데, 존 레넌 벽도 공사 중이라니!

다행히 한국 돌아오기 전에 볼 수 있는 기회가 있긴 했다.

하지만, 이날은 기대했던 존 레넌 벽을 보지 못해 너무 아쉬웠다. 날씨도 구렸는데 말이지...

존 레넌 벽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프라하 성의 전망을 보러 가기로 했다.

트램을 타고 가면 편하긴 하지만, 나는 걸으면서 소소한 부분들을 구경하는 걸 좋아한다.

그래서 프라하에서는 대중교통을 타본 기억이 거의 없다.

위 장소는 까를교 끝 부분에서 백조 스팟으로 가는 길 사이에 위치해있다.

프라하에서 소소한 아름다움을 가장 많이 느꼈던 공간.

다시 프라하에 가게 된다면 여기서 다시 사진을 남겨보고 싶다.

프라하 성을 가는 길에 카프카 박물관을 만날 수 있다.

카프카 박물관에는 이런 귀여운 모양의 쿠키들을 저렴한 가격에 만날 수 있다.

후각을 자극하고, 시각을 자극하는 이런 귀여운 쿠키를 우연히 만났다는 게 너무 좋았다.

J는 쿠키를 사고 싶어 했던 걸로 기억했는데, 질렀는지 기억은 나지 않는다.

나도 살까 말까 고민을 많이 하긴 했는데, 쿠키를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아서 눈으로만 구경했다.

수 없이 많은 계단을 오르고 나니, 프라하성 전망 포인트에 도착했다.

바로 뒤에는 그 유명한 프라하성 스타벅스가 있는데, 민폐 손님들이 참 많았다.

그렇게 난간에 올라가지 말라고 하는데도, 굳이 올라가는 한국사람들과 중국사람들, 반성합시다!

프라하성에서 프라하의 전경을 바라보니 참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빼곡히 수놓은 붉은 지붕의 감성이란 이런 걸까? 아파트 공화국에서 온 리정연은 웁니다...

하늘이 너무 흐렸어서, 날씨가 더 맑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는 생각이 남는다.

프라하성 구경을 다 하고 난 후, J와 저녁을 먹으러 갔다.

우리가 갔던 식당 이름은 'U Glaubicu', 구글맵에서 찾은 프라하의 추천할만한 맛집이다.

굴라쉬는 어디를 가도 내 입맛에 맞지 않아 패스하지만, 저 립 스테이크는 진짜 아직도 생각난다.

부드럽고 소스 맛도 좋고 가격도 합리적이었다. 진짜 꼭 가봐야 한다.

무조건 맥주 생맥으로 같이 시켜서 먹어야 한다. 아니면 체코 간 의미가 없다!

이렇게 밥도 맛있게 먹은 후, 숙소에 돌아가 프라하의 첫날을 마무리했다.

프라하의 첫날은 흐렸지만, 다음날은 기적적으로 날씨가 매우 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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