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파랑
치고는 좀 짙은 파랑이 좋아
모든 팔자로 놓인 슬리퍼에는
꿈을 품고 다이빙하는 열망이 숨어 있지
거침없이 비상하는 저 외로움의 파편을
너의 약지가 갈매기라고 부를 때
나는 가만 앉아서
섬을 향한 마음을
낱개로 헤아려 호주머니 속에 감춘다
리모컨 버튼을 누르자
어미의 두드러진 정맥 아래
세상에 처음 나와 발돋움하는 말이
화면 속에서 안간힘을 쓴다
첫 번째 성공을 향한 집념을
TV로 접하는 너는 바다
치고는 좀 깊은 바다를 좋아하지
시간은 불변에 대한 부정이기에
동시는 동위에 대한 함축이기에
모든 너는 모든 나를 모르고
그럼에도 서로는 연속이어라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