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와의 첫 만남
벌써 약 3년 전 이야기다. 막연한 환상과 저렴한 예산의 매력으로 계획 없이 출발한 인도 여행이었다. 텔레비전을 보다가, 여행을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즉흥적으로 거친 여행을 가봐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말도 안되는 이유로 내 첫 해외여행은 인도로 정해졌으며, 이유 없던 인도여행은 이후 내 삶의 방식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게 된다.
첫 배낭여행, 첫 해외여행이지만 여행지에 대한 설렘이나 두근거림은 없었다. 처음으로 공항에 간다는 사실과 처음 만든 내 여권이 쓰인다는 사실이 첫 여행지보다 설렜으며 도착지에 대한 관심보다는 면세점은 어떻게 이용해야 하는지, 환승지였던 태국공항에 가서 어떻게 해야 알뜰하게 여행을 할 수 있을 지에 대한 관심이 먼저였다. 물론 공항 안에서 시간은 대부분 내 배낭을 지키기 위한 경게와 스마트폰, 수면으로 채워 넣어졌다.
28시간의 긴 시간을 거쳐 인도에 도착을 했다. 공항의 첫 느낌은 없었다. 공항의 화장실이 인도 여행 중에 봤던 가장 깨끗한 화장실 이었던 기억은 난다. 그리고 공항에 도착했을 때 코끝에 매이던 알싸한 인도 특유의 향이 인도의 강렬한 첫 기억으로 남아있다. 그 외에는 기억이 잘 나질 않는다.
인도의 큰 도시 델리에 도착한 여행자가 보통 그렇듯이 여행은 빠하르간지에서 시작한다. 3년 전의 그 곳은 시작과 끝이 뒤섞인, 공항에서 막 나와 이제 시작하는 배낭여행자와 이미 인도의 전통의상과 헤나를 온몸에 치장한, 곧 떠날 여행자들이 공존하는 곳이기도 했으며 애기를 엎고 구걸에 나선 사람들과 돈을 다발로 가져다 놓고 여행객을 기다리는 환전상들 까지 무엇 하나 일관성이 없는 엄청난 곳이었다.
관광객으로 먹고 사는 거리답게 호객꾼들과 상인들은 시끌벅적했으며, 거리 곳곳에 자리 잡고 있는 수도승들은 북적북적 거리는 길거리의 사람들을 쳐다만 보고 있을 뿐 이었다. 길거리엔 당장이라도 달려들 것 같은 들개들과 소들이 지나가는 사람들을 멀뚱 멀뚱 쳐다 보고 있었으며, 심지어 사람이 발을 밟고 지나가도 귀찮다는 듯이 발을 치울 뿐 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과 아이들은 친절했으나, 군데군데 어쩌면 수 많은 여행자 대상 사기꾼들이 숨어 있었다. 인도의 첫인상은 정신없음과 통일성 없음 그 자체였다. 딱 하나, 공항에서부터 코끝에서 맴돌던 알싸한 향이 일관성 있게 맴돌았다는 점이 일관성이라면 일관성일 것이다. 이 향은 여행 대부분을 일관적이게 따라 다니기도 했으며, 심지어 콜라에서도 날 따라다녔다.
굳이 표현하자면 카레에 향을 피운 냄새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알싸한 향은 사실 공항에서는 인지하지 못하던 향이었던 것 같다. 공항에 내려 한참 정신없음에 이리저리 치이고 나면, 이 향을 느끼게 되는데 이 향과 정신없음의 합작은 인도에 막 도착한 여행자에게 환각증세를 가져다 준다. 이 알싸한 향과 중간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인도의 환각적인 분위기는 이 여행 대부분의 분위기를 구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