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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렉트 커피의 첫날

익숙하지 않았던 Collect 첫날의 기록

by 이재구

‘첫’이라는 단어는 설레면서도 불안한 단어다. Collect의 문이 처음 열리던 날이 그랬다. 준비는 끝났지만, 막상 손님을 맞이하니 모든 게 어색했다.


첫 손님이 들어왔다. 문이 닫히자, 조용했던 공간에 설레면서 처음 느껴지는 공기가 스며들었다. 손님이 메뉴판을 확인하고, 주문을 할 때 첫 손님을 받는 모든 시간은 조금씩 긴장으로 바뀌었다. 주문을 받고 커피를 내리는 일은 수없이 연습했지만, 실제로 누군가 앞에 서자 말의 속도와 손의 움직임이 엇박자가 났다.


모카포트를 불 위에 올렸다. 물이 끓고 증기가 차오르는 동안, 괜히 손이 바빠졌다. 커피가 추출되기까지의 기다림은 예상보다 길었다. 그 시간 동안 우리는 서둘렀고, 손님은 조용히 기다렸다. 커피 향이 퍼지고 나서야 마음이 조금 놓였다.


준비된 컵에 커피를 담는 일조차 익숙하지 않았다. 손님은 천천히 컵을 들어 향을 맡았다. 첫 모금이 이어지는 그 짧은 순간, 우리 모두 함께 바라보았다.


모든 것이 서툴렀다. 커피를 내리는 손도, 손님을 대하는 말도 매끄럽지 않았다. 효율과는 거리가 멀었고, 여유라고 부르기엔 긴장이 더 컸다. 그래도 다행이었다. 손님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여유를 찾아냈다. 커피가 추출되는 소리, 오븐의 온기, 천천히 번지는 향 속에서 주문한 커피를 기다렸다.


첫날의 Collect는 완벽하지 않았다. 동선은 엉켜 있었고, 손은 느렸다. 하지만 그 느린 과정이 Collect였다. 커피 한 잔이 완성되기까지의 시간, 그 기다림 속에 Collect의 하루가 있었다. 그날, 커피는 조심스럽게 추출됐고, 손님은 그 커피를 조용히 마셨다. 그렇게 Collect의 첫날이 흘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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