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로리 소모가 상당한 화상영어.

[D-26,127] #화상영어 #입사 3주년 #일상 #자기계발

by 이재민
10월 5일, 점차 추워지고 있음이 느껴지는 날씨. (10° - 19℃)

식음 땀으로 범벅된 아침 (with 영어 울렁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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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주 큐레이터로서 가끔, K-pop처럼 전 세계적으로 소비되는 우리나라 전통주를 상상하곤 한다. 만약 그런 시장이 온다면 전통주에 대한 지식은 물론, 영어 실력을 겸비한 큐레이터이자 소믈리에만이 성장하는 시장에 발맞춰 나아갈 수 있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뒷따라온다.


그럼 나는 어떻게 될까? 지금의 나라면 가능성이 없다. 학창 시절에는 영어 능력이 아닌 암기력을 평가하는 수준의 시험이었기에 교과서만 줄줄 외워 100점을 맞아보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토익에서도 100점을 맞는 수준이다.


나는 전통주 시장을 완벽하게 다 아는 것은 아니지만, 전통주 시장 속 플레이어로서 성장의 확신과 자부심이 있다. 그런데 이렇게 생각하는 시장을 두고 영어의 필요성을 느끼면서도 영어 공부를 안 한다? 이는 우상향 하는 주식을 떠먹여 주는 데도 관망을 하겠다는 꼴이다. (물론 최고의 투자 방법은 그 어떠한 행동도 안 하는 것이라곤 하지만...)


'우리나라 전통주는 글로벌해질 거야 → 그땐 영어가 필요해질 거야' 이런 생각을 요즘 들어 빈번하게 하다 보니, 이왕 이렇게 된 거 일단 부딪혀 보는 게 좋을 것 같다는 판단이 섰다.


책·인강·학원 등 요즘에는 공부를 할 수 있는 방법도 수준 높게 다양하다. 나는 이 중에서 학원을 다닐 시간적 여유는 없을 것 같고, 인강도 의지 있게 잘 듣진 않을 것 같아서 화상영어를 선택헀다. 인강이든 화상영어든 접속하지 않으면 끝이긴 하지만, 화상영어는 그래도 사람과 사람사이에 만날 약속을 정해가며 공부를 하는 것이기에 조금 더 강제성을 부여받게 되지 않을까 싶어 선택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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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이름은 링글. 회원가입을 하니 체험판 수강권이 있어서 일단 한 번만 해보기로 했다. 날짜는 재택근무를 하는 화요일을 골랐고, 시간은 재택 날의 아침을 잠으로만 채우고 싶지 않아 이른 아침인 7시 30분으로 선택했다.


나의 튜터는 화요일 아침 7시 30분에 딱 맞춰 Zoom(화상 채팅 서비스)에 들어왔다. 수업은 사전에 질문지에 맞춰 작성된 나의 답을 교정해 주는 방식이었다. 질문도, 답도 이미 있었기에 수업 자체는 어렵지 않았는데 복병이 하나 있었다.


스몰토크. 예상치 못한 질문이 들어오니 몸이 굳었다. 여러 번 반복해서 천천히 말씀해 주시긴 했지만, 애당초 뜻도 모르고 귀도 안 열려 있다 보니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헬스장에서의 땀은 땀도 아니었다. 식은땀이 등골을 타고 서서히 흘러내리는 듯했고, 나는 빨리 이 상황을 벗어나고 싶었다.


다행히도 땀과 함께 시간도 흘러 약속된 시간에 인사를 하며 수업을 종료할 수 있었다. 수업이 끝난 후 들었던 생각은 두 가지. 하나는 '와... 알고 있었는데 나 영어 진짜 못하네'였고 다른 하나는 '식은땀 나는 상황을 앞으로 난 잘 헤쳐나갈 수 있을까?'였다. 어떠한 방식으로 공부를 하게 될진 모르겠으나, 적어도 가만히 있어선 안 되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 경험이었다.


회사는 커리어를 쌓는 곳 이전에, 나의 인생을 투자하는 곳이다. (with 입사 3주년)


2023년 10월 5일 오늘은 나의 입사 3주년이다. 벌써 이렇게 시간이 흘렀다는 게 믿기지 않으면서도, 그동안 성장해 온 나의 모습을 돌이켜보면 3년이란 시간은 어쩌면 타당한 시간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고등학생 때는 요리, 대학생 때는 식품 영양을 전공하고 식품 회사 인턴 연구원, 스타트업 운영, 전통주점 소믈리에를 거쳐 들어오게 된 술담화. 술담화는 케이지(술담화 유튜브 채널 PD)의 추천과 이재욱 대표님의 제안으로 운이 좋게 들어오게 됐다.


입사 후 맡았던 업무는 상세페이지 글을 쓰는 것뿐이었다. 그러다 입사 한 달 뒤엔 큐레이션 카드(일종의 제품 설명서)도 내가 쓰는 게 업무의 흐름상 맞는 것 같아 대표님에게 말씀을 드리고 큐레이션 카드 작성이라는 업무도 맡게 됐다.


한스오차드 애플와인.jpg 나의 첫 번째 큐레이션 카드


여담이지만 큐레이션 카드를 처음 쓴 달부터 나는 실수를 했다. 제품 정보를 잘 확인하지 못한 탓에 큐레이션 카드에 정보를 잘못 쓴 것이었다. 큐레이션 카드는 수정 후에 재발주를 했지만, 안 써도 될 돈을 나 때문에 쓰게 되었다는 생각 때문에 자책했던 기억이 여전히 선명하다.(그 뒤론 품목제조보고번호까지 확인하게 됐다.)


PB 상품 기획·노션 도입 & 세팅·프로모션 기획·외부 콜라보·추천 서비스(추천 퀴즈 제작, 태그 기획)

시간이 흐르면서 나는 더욱 다양한 업무를 맡게 됐다. 모든 것이 처음이었던 나에게 술담화는 성장의 맛을 느끼게 해 줬고 여전히 새로운 일을 통해 성장하고 있음을 느끼게 만들어준다. 물론 예전만큼 성장의 속도가 빠르진 않지만 그럼에도 성장은 하고 있다고 생각하기에 만족한다.


동시에 성장에 있어 중요한 건 나의 태도일 것 같다. '3년 있었으면 다 배웠지'라고 생각할지 '3년 동안 하지 않았던(못했던) 일은 무엇이지? 그건 어떻게 언제부터 시작해 보면 좋을까?'라고 생각할지는 나의 선택이다.


나는 단순히 술담화에서 경력 3년을 쌓은 게 아니라, 나의 인생에서 3년을 술담화와 함께한 것이다. 하나의 회사라고만 생각하면 무척 작은 느낌이 들지만, 나의 인생을 투자한 곳이라 생각한다면 그 의미는 상상 이상으로 커진다.


몇 년 차로서 술담화를 나오게 될진 모르겠으나, 회사를 다니는 동안에는 회사에 집중하며 살아갈 것이다. 회사의 성장은 곧 나의 성장이며, 본캐를 뛰어넘는 부캐는 없기 때문에. 그리고 나의 투자가 헛 된 투자가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여기서 투자는 오로지 돈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좋은 회사 분위기로 하루하루 일하는 게 행복하고 즐겁다면 그 또한 나는 성공적인 투자를 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분위기의 조건에 매출이 있을 순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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