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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민 Oct 21. 2023

죽는 게 무섭다는 것에 대한 새로운 이유

죽는 게 무섭다는 것에 대한 정의


길을 걷다 할아버지들을 보면 여전히 나의 할아버지가 떠오르곤 하다. 많이 보고 싶고 보고 싶고 보고 싶다. 자주 찾아뵙거나 연락을 많이 드렸던 손자는 아니었기에, 이제 와서 그리움에 사무치게 된 건 일종의 벌일지도 모르겠다.


평소에 나는 죽음에 대해 많은 두려움을 갖고 있다. 두려움에 대한 원인으로는 예측할 수 없는 사후사계가 있다. 내가 죽는다면 나의 기억, 육체, 영혼과 같은 모든 것들이 어떻게 되는 것인지 알 수 없다는 점에서 나는 큰 두려움을 느낀다.


그러나 요즘에는 또 다른 이유로도 죽음의 두려움을 느낀다. 그 이유를 명확하게 정의할 순 없겠지만 그래도 나타내보자면 '다시 볼 수 없음'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적어도 나는 내가 살아있는 이 삶에서, 이 생을 떠난 사람과는 두 번 다신 만날 수 없다.


돌아가신 할아버지에 대해서는 그리움으로 자리 잡게 됐지만, 할머니, 아빠, 엄마, 동생... 앞으로 이별할 것들에 대해 생각하면 어떻게 이겨내야 할지 감이 안 올정도로 무척 무섭다. 


반대로 여기서 또 하나 드는 생각이 있는데, 어쩌면 사람들은 확실하게 다시 볼 수 없는 이 생에 대한 기대는 접고, 사후 세계에 가면 다시 만날 수도 있을 거라는 기대감을 갖고 용기 있게 눈을 감게 되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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