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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민 Dec 08. 2023

숲과 나무의 적절한 밸런스가 필요한 요즘 세상이다

더 좋고 나쁨은 없다. 숲과 나무 모두 다 같은 뿌리라는 것만 기억하자.

영화 시작 전 광고 시간

티켓값이 많이 비싸다고 느껴지는 요즘. 오랜만에 영화관에 들려 영화를 보게 됐다.


오랜만에 들린 영화관은 과거와 많이 바뀌어있었다. 가장 대표적인 건 인력이었다.


예전에는 각 층마다 미소지기(cgv에서 근무하는 아르바이트 생)가 있었는데, 내가 간 영화관에서는 영화관이 있는 첫 층을 제외하고 다른 곳에선 미소지기를 볼 수 없었다.


인력이 줄어드니 자연스레 서비스도 바뀌었다. 개인적으로 상영관 입장은 영화 시작 10분 전부터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안내해 주는 사람이 한 명도 없어 많은 사람들이 우왕좌왕하고 있었다.


또 개인적으로 알고 있기로는 입장하는 시간 동안에는 상영관 문이 열려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역시도 이루어져 있지 않아 많은 사람이 상영하고 있는 관의 문을 열기 일쑤였다.




유튜브: 성시경 @sungsikyung


이 상황을 보니 얼마 전에 봤던 <성시경의 만날텐데> 정우성 편이 생각났다.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은 과연, 영화관의 이런 어려운 상황을 알고 영화의 부흥을 바라는 것일까?


영화관이라 하면 영화가 본질이라고 할 수도 있고, 그렇다면 '영화만 잘 만들면 되지!'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영화관에서 본질은 영화가 아니다. 영화관과 영화는 다르기 때문이다.


영화관은 영화 외에도 서비스와 가격, 편의 시설, 공간경험 등 수많은 요소로 이루어져 있다. 영화관을 영화를 보는 곳 정도로 한정 짓는다면 영화관은 필요 없을 것이다. 




같은 이유로 음식점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음식점과 음식은 다르다. 사람들이 음식점을 찾는 이유로는 음식을 맛보기 위해서가 가장 크다. 하지만 이 외에 합리적인 가격에 따른 기분 좋은 소비, 친절함과 디테일이 살아있는 서비스, 어디에서도 경험하지 못할 특별한 경험이 받쳐져야지만 계속해서 사람들이 찾게 되는 음식점이 될 것이다.




핵심을 잡는 일은 당연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 핵심이라는 것은 카테고리 별로 다 다르다. 영화관을 예로 들어 이야기하자면, 영화관의 매점에서는 위생이 핵심일 수 있으나 반대로 영화 상영 시간표를 짜는 일에서는 위생은 고려대상이 완전히 아니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동시에 각각의 본질을 다 잡는 데에도 순서가 있다고 생각한다. 모든 것을 한 번에 휘어잡으면 좋겠지만 그건 아마 불가능에 가까울 것이다. 하다 못해 처음에는 본질이라 생각한 것에 대해 번복하는 순간이 찾아올 수도 있다. 필연적이라 생각한다. 


어쩌면 본질을 놓치지 않는 것보다, 본질을 놓치고 있더라도 그것을 인지하고 차근차근 뿌리를 내리려 하는 자세가 더 중요할지도 모르겠다.


숲과 나무의 적절한 밸런스가 필요한 요즘 세상이다. 더 좋고 나쁨은 없다. 숲과 나무 모두 다 같은 뿌리라는 것만 기억하자. 그리고 하나 더. 하나의 식물의 뿌리도 여러 갈래로 퍼져 자리를 잡는다. 본질이 하나일 것이라는 착각에 중요한 것을 놓치지도 말자. 뿌리를 내린 순서만 다를 뿐.



사진 출처: 성시경 유튜브 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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